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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러시아의 양심적 병역거부
집총 거부라는 교율을 가진 모 종교단체로만 국한되던 양심적 병역거부의 범위가 어느덧 학생들 사이에 관심거리로 잡아간다는 것은 이제 한국에서의 병역문제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시사한다. 항상 정권이 바뀌면 으레 순차적으로 바뀌는 병역법은 생일 하루 차이로 1년의 외국생활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군 미필 유학생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러시아 역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의무적으로 남자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이들에게 역시 군대라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주어진다. 입학생 대 졸업생 비율 30%정도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한 학년 진급하는 문제는 치열한 삶을 요구할뿐더러 혹시나 유급이라면 거의 무료나 다름없는 등록금이 이들의 경제상황의 여파로 인해 거액의 돈으로 불어나 결국 군대로 향하지 않을 수 없다.(러시아 대학의 학칙은 대부분 1학년1학기 전 학생 등록금 무료이지만, 첫 학기 성적에 따라 등록금이 책정된다.)

러시아 대학의 교양필수 과목으로, ‘전쟁준비’라는 과목이 있다. 한국말로 의역하자면 ‘교련’정도에 해당되는 과목일 것이다. 일주일의 하루정도 남학생들은 군복을 입고 학교에 온다. 러시아에서의 군대는 남자들에게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러시아에는 특수한 과목을 전공하는 학생에 한하여 군대를 면제받을 수 있다. 항공, 우주, 전쟁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전공하는 엔지니어 준비 생들이 바로 이들이다.

한국보다는 조금 더 폭넓게 러시아의 대학은 이미 사회의 과학연구에 있어서 기반을 담당한다. 교수와 학생들은 이미 정부로부터 일정한 프로젝트를 일임 받고 진행시켜 나간다. 석사나 박사과정 정도가 되면 이미 그들은 정식 연구원인 것이다.(석사과정이라고는 하지만 학사와 석사가 통합된 5년 또는 5년 6개월 교육과정이 대부분이라 이미 4, 5학년의 대학생이라면 석사과정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교수들 역시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재 연구에 참여하고 있거나 예전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러시아 대학이 담당하는 위치가 얼마나 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하지만 현재로서는 대학뿐만이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역시 그 규모가 많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하기에 그들이 졸업이후 군대가 아닌 연구소로 가는 것은 면제의 의미가 아닌 또 다른 의미의 양심적 병역거부가 되는 셈이다.

여러 가지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력이 단순히 군대라는 곳에서 독점되고, 그에 따른 경력 아닌 경력이 훗날의 인생을 관여하게된다는 사실이 효율적으로만 보아도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직까지 범죄와 기피로만 여겨지고 있는 한국의 병역거부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자율적이고 확대되는 모습을 기대한다. 엄재익 해외통신원<러시아 항공대 재학>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3-04-04 오후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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