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사립대학의 기부금 실태를 보면, IMF 관리 시기이던 98년을 제외하고 액수와 운영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기부금 총액은 8천8백79억원으로 4천9백여억원이던 97년에 비해 81%의 증액율을 보여, 전체 운영 수입의 증액율인 42.5%보다 높았다. 사립대학의 재정 문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표1참조>
하지만 문제는 늘어난 기부금이 전체 대학에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극히 일부 대학에만 혜택을 줌으로써 대학간 격차가 매우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1년 한해 사립대학의 기부금(현물기부 포함) 실적을 보면, 연세대가 8백28억원을 유치해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7백60억원과 7백56억원을 각각 유치한 고려대와 포항공대 순이었으며, 성균관대(3백44억원), 울산대(3백23억원), 영남대(3백19억원) 역시 3백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유치했다.
이들 6개 대학의 기부금은 전국 사립대학 기부금 총액의 37.5%나 되었으며, 상위 20개 대학의 기부금 유치액은 전국 사립대학 기부금 총액의 67.2%에 이르렀다.
특징적인 것은 상위 20개교 가운데 의과대학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이 16곳이나 되었으며, 수도권 대학이 14곳에 달했다. 학교 규모가 클수록, 수도권 대학일수록 기부금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기부 주체별 내역을 분석한 결과, 더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체에서 사립대학에 기부한 기부금 현황을 보면, 상위 20개 대학에 전체 사립대학 기부금 총액의 80.5%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세대는 전체의 5분의 1 이상을 독식하고 있고, 고려대(9.4%), 포항공대(7.3%), 한양대(7.2%), 울산대(6.5%) 등도 5%이상의 기부금을 가져갔다.
이들 5개 대학에 기부된 기부금이 기업체 전체 기부금의 52.0%나 되는데, 이는 기업체가 전국 사립대학에 지원하는 기부금 총액 규모가 매우 적은 상황에서 소외된 대학들의 상실감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학술진흥재단, 공익재단, 타부처 등(단체 및 기관)에서 사립대학에 기부한 결과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학간 편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대학에 기부하는 기부금도 연세대와 고려대가 사실상 전체 액수의 3분의 1 이상을 가져가고 있다.(<표2>에 나타난 개인별 기부금 연, 고대 수혜 비율은 24.9%에 불과하지만, 1위인 남부대의 편제완성 연도가 2001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를 제외하고 계산한 경우임)<표2참조>
학생등록금 인상을 통해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국고보조금과 재단전입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부금은 대학재정의 안정성을 기해 줄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기부금에 대한 법제도적 장치가 미비할 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개인 및 장학재단 등의 인식부족으로 기부금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다행히 김대중 정부에서 각종 법령을 개정하여 사립대학 기부금 모금에 숨통을 터 주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그 효력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사립대학 기부금 유치에 있어, 관련 단체나 인사들의 발상 전환보다 중요한 것은 수혜 당사자들의 발상 전환이다.
재정 운영 실태가 불투명하고, 법인의 학교에 대한 기여가 미미한 상황에서 기부만 강요한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학에 대한 기부금 유치 실적이 부실했던 데는 이러한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따라서 사학법인 스스로가 자신의 역할과 본분을 다하고, 대학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해 기부자에게 기부 동기를 부여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국고보조금 지원에 있어 기부금 편중 문제를 고려하는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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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 =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책임연구원/ 정리 = 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