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칼럼/이슈 홈

목록
프린트 스크랩
서울대학교, 이제 거듭나야 한다
이정규 / 본지 전문위원,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홍익대 겸임교수
한국 사회에서 사회경제적 약자가 서울대 입학을 통하여 사회지위상승을 도모하는 것이 먼 이야기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 학벌은 확대재생산의 길로 접어들어 이젠 세습의 징후마저 보이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기득권 세력의 선두 주자로 자리 매김을 한 서울대 학벌은 지난날의 공적마저도 평가 절하되어 “학력·학벌주의의 원흉 혹은 진원지”로 또는 “유·초·중등교육 파행의 원인지”로 비난과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고 엘리트로서의 자부심도 서민층과의 상부상조와 소외계층의 권익 옹호를 외면함으로써 “이기적인 소아적 일류 집단”으로 실추되고 있으며, 세칭 국내 최고의 두뇌 집단은 권력과 금력을 분별없이 추종하는 일부 세력에 의해 기득권 고수집단, 즉 “학벌문중”으로 매도되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출세지상주의의 정점으로 각인되어 대다수 한국인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일부 집단에 의해 시기의 표적으로 타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대학교는 국가의 보호 장치 가운데 넉넉한 국고지원을 받으며 국립대학으로서 우리나라 모든 대학들의 표준대학이 되어 왔다. 국민 세금을 지원받아 등록금도 일반 사립대의 절반 수준을 책정하면서도 서민층이나 소외계층의 사람들보다 사회지배계층 혹은 중·상위계층 사람들이 점차 혜택의 주 대상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수혜자 중 약 60%에 이르는 학생들이 전공의 부적합성을 호소하고 있으며, 인문사회계열 학생 절반이 고시에 매달려 있다고 항간에 보도되고 있다. 국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적재적소에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학이 고시학원화 되면서 본래의 설립 목적과 기능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서울대학교는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대학인가? 전공분야 학습보다 일류학벌을 주형하는 학벌산출처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참된 엘리트를 육성하기보다 출세지향적 소아적 지식인을 양성하는 고등기관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가? 특단의 개혁 없이 서울대학교가 학문적으로 과연 세계적인 일류대학이 될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질문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와 민족의 보다 나은 장래를 위해서도 서울대학교는 개혁적인 대수술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일부 식자들에 의해서 몇 가지 서울대 개편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대를 독립법인화 하자는 민영화론, 학부를 개방하고 대학원교육 중심으로 가자는 개방론, 순수학문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특성화론, 국·사립대학의 역할을 분담하자는 역할분담론, 국립대 전체를 평준화 하자는 평준화론, 아예 서울대를 폐교하자는 폐교론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안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립대학이라면 많은 서민층과 소외계층의 사람들이 입학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시킴은 물론, 그들이 장차 사회 각계각층에서 주도세력의 일원으로 당당히 일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다행히도 최근에 이르러선 지역별 불균형을 개선·해소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대가 ‘지역균형 선발제’를 내 놓았다. 혹시라도 이 안이 혹자가 우려하듯이 세인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면피용이나, 만에 하나 시행착오로 인하여 우수 학생을 더욱 철저하게 독점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대학교가 참된 국민의 대학으로 거듭나고 세인들로부터 인정받는 세계 일류대학이 되길 바란다면, 먼저 다양한 배경을 가진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가르치고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만 한다.

획일적인 서울대 출신 교수 집단이 아닌 다양한 학교 및 학문적 배경을 가진 교수진으로 재구성하고, 일부 특정계층 출신 학생들이 주류를 이루는 대학이 아닌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함께 하여 즐겁게 학문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전당이 되어야 한다.

다양성과 개방성을 신장하고 각 구성원들이 제 색깔을 마음껏 표출하고 이를 잘 조화시켜 나갈 때,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창의력과 경쟁력은 저절로 자라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3-06-05 오후 6:20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3 동숭동 전적으로 동감인데요 어떻게 거듭나는것이 좋을까요? 2003-06-21
2 Thot 명쾌한 내용입니다. *^^* 2003-06-07
1 do 좋은 말입니다 2003-06-07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