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대학들이 선보이는 해외활동 지원제도 중 ‘해외경험’과 ‘전공교육’을 조화시킨 ‘탐방’ 형식의 프로그램이 부쩍 늘고 있다. 학생 3~4명이 한 팀을 이뤄 약 2주 동안 전공 및 관심분야 연구 주제와 관련, 해외지역을 탐방하는 형식이다.
십여 명의 참가자들이 한 날 한 시에 함께 움직이던 기존의 해외기행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100% 참가자 주도의 ‘맞춤 프로그램’. 보다 적극적이고 겁 없는 대학생들의 취향을 반영했다.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항공료 등 여비의 일부를 대학이 지원한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테마 선정 및 구체적인 계획서 제출 등 준비과정에 만만찮은 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접수 과정에서부터 학생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다. 대학들도 예년에 비해 예산 등 지원규모를 늘리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영남대는 지난해 겨울에 이어 두번째로 ‘Window to the world’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43개 팀 1백30여명이 지원해 27개팀 80여명이 최종 선발됐으며, 이들은 팀별 계획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을 탐방한다. 영남대는 이를 위해 참가 학생 1인당 60만원~1백만원까지 항공료를 지원한다. 참가 학생들은 또 탐방이 끝난 뒤 사전 계획서와 보고서를 비교·평가받게 되며, 평가 결과 우수한 팀에게는 장학금이 추가 수여된다.
영남대 국제교류원 박순호 씨는 “여권·항공권을 발급받고, 일정을 짜고 숙소를 잡는 등 모든 것을 스스로 진행하는 것 자체가 ‘산교육’”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진정한 세계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2003 밀레니엄 장학금 해외문화탐방단’을 이번 주 내에 최종 선발한다. 44개 1백40여명이 지원했으며, 숙명여대는 이번에 지난해보다 다소 많은 30여개 팀을 지원할 계획이다.
동국대는 ‘동국해외탐방단’ 15개 팀 45명을 영국, 미국, 인도 등지에 파견한다.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대학 내의 취업관련 정보시스템 △영어 통·번역의 미래를 개척하자 △세계경찰의 모범생 Bobby 그들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인도불교 부흥의 길을 찾아서-불교 NGO를 중심으로 등의 주제 탐방에 나선다.
전남대도 ‘교육기행’ 프로그램을 통해 23개 팀 1백여명의 학생들을 세계 곳곳에 보내기로 했다. 전남대는 이밖에도 어학연수, 현장실습, 버클리대 여름학교 등 프로그램을 통해 2백명에 가까운 학생들을 해외로 파견한다.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늘어난 규모로, 전남대는 올 한해 동안 4백여명의 학생들에게 해외경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개교 50주년 기념 사업 일환으로 ‘해외기행’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한 충남대는 지난해보다 3배나 많은 1백42명 48개 팀에게 해외탐방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 1인당 70여만원씩 지원하며 오는 30일 대상자를 확정·발표한다.
그러나 올해 중국 등 동남아를 강타한 사스 영향으로 대학 해외탐방 프로그램이 다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외탐방 프로그램 도입 첫해 였던 지난해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동국대는 올해 지원 규모를 크게 늘릴 방침이었지만, 사스로 인해 지원인원이 줄어든 사례. 당초 20개 팀을 해외로 보낼 계획이었지만 15개 팀에 그쳤다.
이밖에 충남대는 중국 등 사스위험지역을 탐방지역에서 제외했고 전남대는 이 지역 탐방팀 지원을 겨울로 연기했다. 다른 대학에서도 지난해 중국 관련 탐방에 대한 지원 자체가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이런 가운데서도 중국탐방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다. 영남대 박시용 군(경영3) 등 4명으로 구성된 ‘비상’팀. 이들은 ‘중국의 교육과 문화’를 주제로 북경, 상해, 남경 등 중국 주요 도시의 대학, 연구소 등지를 탐방할 예정이다.
박시용 군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사스’보다 훨씬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부모님이나 학교 모두 걱정하셨지만 우리에게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일”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 key02@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