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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연과 축제가 만나는 곳, 춘천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던 충동이리라. 그러나 이런 낭만과 여유를 찾기엔 현실이 너무 각박하다. 우선 시간적인 제한과 경제적인 부담이 이러한 일탈을 머릿속에만 붙잡아두고 있다. 다시금 충동을 부채질 해 가까운 곳을 찾아 떠나려니 당장 목적지를 정하는 것부터 갈팡질팡이다. 이럴 땐 홀가분하게 일단 발걸음을 옮기고 모든 걸 그곳에 맡기는 무목여행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서울인근에서 그러기에 가장 좋고 편한 곳이 바로 춘천이다.

강원도의 수부도시 춘천은 도시와 농촌의 공간이 잘 어우러져 있는 곳이며, 많이들 접해 봤을 남이섬이나 강촌을 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남이섬이나 강촌은 너무 많이 알려져 오히려 여행지로선 만만하게 보이기도 한다. 유명세 때문에 별다른 감흥이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조금 더 발품을 팔아 춘천시내로 들어가 보자.

서울에서 경춘국도를 이용하거나 경춘선 열차에 몸을 맡기면 1시간 40분이면 춘천에 도착한다. 일단 춘천시내로 들어왔다면 끼니를 먼저 해결하기를 권한다. 그 유명한 춘천닭갈비 맛을 보면 여행목적의 반은 달성한 셈이다. 에피소드지만, 아는 사람 중 하나가 춘천설렁탕이 소문보다 훨씬 맛없다고 내게 투덜댄 적이 있다. 춘천까지 가서 설렁탕을 먹고 왔다니···.

그 지방의 유명한 음식이름 정도는 반드시 기억해 두자. 여러 사람 허탈하지 않게. 아무튼, 춘천닭갈비는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 먹어본 닭갈비하고는 그 맛이 천지차이다. 오묘한 맛의 양념과 푸짐한 양, 무한정 제공되는 상추와 깻잎으로 닭갈비를 잘 얹어 쌈을 해 먹어보시라. 그야말로 원조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맛이다. 1인분에 7천원. 4명 기준으로 3인분을 시키면 아주 적당하다.

배를 채웠다면 슬슬 포만감을 안고 움직여 보자. 춘천시내로 들어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호수다. 호수가 보이는 곳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안개의 발상지 공지천을 만날 수 있다. 작가 이외수의 여러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곳으로 춘천시내를 휘감아 돌고 있는 호수다.

공지천을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수변공원과 호수내의 구조물들을 바라보면 어쩐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태조왕건’ 등 각종 드라마나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많이 등장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좀 더 발품을 팔면 자연과 잘 조화된 그림같은 건물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어린이 회관과 춘천MBC사옥. 건물 뒷편으로는 매년 강변가요제가 열리는 중도선착장공원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이곳은 평소에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도록 구조물들이 설치돼 있으며, 계절별로 열리는 축제의 장으로 북적되는 곳이기도 하다.

춘천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든 하나 이상의 축제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절별로 다양한 축제뿐 아니라 거의 모든 주말엔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문화의 도시다.

대표적인 축제로는 15년째 이어오고 있는 국제마임페스티벌이 있다. 유명한 마임이스트 유진규 씨가 시작한 이 축제는 세계 각국의 마임이스트가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의 공연예술 축제로 자리 잡았다. 세계 각국의 예술인들이 펼치는 몸짓의 향연은 잠시나마 새로운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매력적이다.

매년 5월 중순쯤 시작되는데 올해는 5월 28일부터 1주일여 간 계속된다. 또한 매년 8월 둘째주에 열리는 춘천인형극제는 가족단위로 관람하기 아주 좋은 축제이다. 주말에는 신동에 위치한 춘천인형극장에서 수시로 공연한다. 이밖에 국제연극제, 국제만화축제 등의 축제와 함께 소양제, 의암제, 김유정문학제, 막국수축제 등 다양한 지역축제가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춘천이다.

춘천시내를 조금 벗어나 소양댐과 의암댐, 춘천댐 등을 찾는 것도 마음을 가볍게 한다. 렌트카를 빌려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간 후, 걸어 다니는 것이 훨씬 많은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주변 경관과 맑은 공기에 흠뻑 취하다 보면 다리 아픈 것도 쉽게 잊는다.

소양댐에서 배를 타고 청평사로 들어가거나 오봉산을 한번 넘어 보는 것도 시간이 허락하면 다녀오는 것도 괜찮다.

춘천의 시외곽을 전부 여행하기엔 하루는 부족하다. 하지만 언제든 편하게 갔다 올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못 가본 곳은 과감하게 다음으로 기약하는 편이 낫다. 당일 여행이라면 일명 ‘콧구멍다리’ 라고 불리는 세월교에 들러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다, 구봉산으로 향해 춘천의 야경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낮에는 패러글라이딩을 볼 수 있는 구봉산은 호수에 둘러싸인 춘천의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야경을 바라보다 슬슬 밤안개가 기운을 동할 때쯤이면 하루간의 무목여행을 접고 일상으로의 복귀가 아쉬워지기 시작한다.

아무 때고 아무 목적 없이 불쑥 찾아가도 많은 볼거리와 다양한 축제를 제공하는 도시. 만약 이른 새벽안개에 둘러싸인 공지천을 볼 기회가 된다면 누구라도 쉽게 시인이 되는 곳이 바로 춘천이다.

<교통편 및 축제안내>

교통- 경춘선 열차 이용 남춘천, 춘천역에서 하차. 매시간대 있음. 주말은 예약 필수.

강변터미널에서 춘천행 버스이용.

자가용: 서울-구리-남양주-대성리-청평-가평-강촌-춘천 경춘국도 이용.

주요축제안내: 국제마임축제-매년 5월중순, 춘천국제마임축제위원회(033-250-3541)

MBC강변가요제- 매년 8월첫주, MBC(789-3300)

춘천국제인형극제-매년 8월, (재)춘천국제인형극제(033-242-8450)

춘천국제만화축제-매년 10월경, 춘천문화산업진흥재단(033-250-3413)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3-05-12 오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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