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이공계 인력 사이에 사회발전의 주역 이라기 보다는 어렵고 힘들게 공부하여 인정도 받지 못하고 세계화 시대에 급변하는 과학기술의 고도화에 낙오하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학문연마가 필요하며 이로 인한 고용불안, 보유지식 노후화에 대한 걱정 등의 고통을 받는다고 인식이 팽배해 있으며 이런 인식이 고교생들 사이에서도 퍼져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입시정책도 큰 요인이다.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 간다’는 등의 인기 위주 입시정책, 일부 대학들의 인문계의 이공계 교차지원 허용 등으로 인해 고교생들의 이공계 지원이 현격히 감소하면서 학력저하의 결과까지도 초래하고 있다.
고교 교육과정에서도 이공계과목 (수학, 과학) 은 어렵기만 하고 점수 받기가 힘들어 대학입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고 또한 교차지원이 허용됨에 따라 굳이 어려운 수학II, 과학II 과목을 듣지 않아도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있으므로 이공계 기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대학지원자들이 자신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학과를 결정 하는 것은 자신의 앞으로의 인생을 심각하게 고려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 이공계 우수 장학생을 선발 하는 등 정책을 마련하였지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시쿤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4년을 편하게 공부 할 것인가 40년을 편하게 살 것인가의 선택에서 학생들은 다분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학 지원자나 부모들이 이공계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들이 국내 산업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초기 신호이며 이것은 국가의 미래에 대단히 부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10 여년전부터 감지가 되었고 국가 차원에서 강력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도 이제 시작인 것이다. 상당히 복합적인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짚어 보면 첫째로 일본, 유럽국가 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 동남아 국가에게 조차 차츰 제품경쟁력뿐만 아니라 , 기술경쟁력까지 상실할 것이다. 또한 인력구조가 첨단기술 중심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저임금에 의존하는 후진국 형으로 퇴보하는 조짐이 보인다.
힘든 현장근무를 기피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산업만 발달할 것이다. 또한 이공계 신규인력의 수준저하 및 그나마 존재하는 기존인력의 대거 해외 이탈로 우리 산업은 핵심인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것은 뻔한 일이다.
우수인력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이 약화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위적으로 양적인 면에서 공급을 늘린다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뜻이 있고 우수한 학생들 즉 핵심인재들이 스스로 이공계의 문을 두드리게 만드는 것이 문제해결의 핵심이다.
생떽쥐베리는 "배 한 척을 만들려거든 사람들을 불러 모아 나무를 해오게 하거나 이런 저런 잡일을 시키려 하지 말고 끝없이 망망한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라." 고 했다. 학생들에게 동기를 어떻게 부여하는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물론 21세기 첨단산업에서는 예전과 같이 그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지금 이공학계에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은 지원자 감소가 아니라 고급인력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핵심인재가 줄어들면 첨단기술개발에 필요한 인력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결국 국가 경쟁력상실로 이어 지게 된다.
현재의 이공계 기피 및 이탈 현상은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의 말을 보면 더 한층 명확해진다. “60~70년대 과학기술인 우대 및 청소년들의 이공계 선망 분위기가 80~90년대의 고도성장을 낳았다.
2000년대초 이공계 기피현상이 가속화 되면서 2010년 이후 한국의 장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비관적인 말인지 알 수 있다.
21세기는 brain power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특히 첨단산업분야에 얼마나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좌우 되며 우수두뇌의 고갈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된다. 미국은 이공계 핵심인재를 유치하기 위하여 이민정책까지 바꾸면서 취업비자의 발급건수를 무제한으로 확대 하고 있고 외국인 노동자 유입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독일도 국적에 관계없이 첨단 전문인력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선진국들은 우수인재 확보가 가장 핵심적인 미래전략이라는 인식 하에 고급인력의 육성 및 확보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국토가 작은 우리나라는 기술경쟁력이 최우선이다.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IT, BT, NT 등 고부가신산업으로 주력산업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핵심인재의 육성 없이는 불가능하다. ‘한사람이 1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 말이고 이제는 ‘최첨단 기술 하나가 1천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시대가 도래 하였다. 뛰어난 이공계 핵심인재확보와 양성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의 비장의 무기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 이공계대학원은 박사과정학생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앞으로 10년 후면 우리나라의 SCI논문편수는 줄어들기 시작 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급핵심인력이 고갈되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이다.
지난 10년간 우리의 연구경쟁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 같은 이공계 핵심인재 고갈 현상이 5년간만 지속되면 2010년 이후 세계 20위권으로 쳐질 것은 자명하다.
또 하나의 복병은 의학전문대학원의 등장이다. 21세기 우리나라에 새로운 고시제도가 생긴 것으로 보면 된다. “의학고시” 가 그것이다. 이제 2005학년도부터 의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어 시행에 들어간다. 정확히 말하면 2004년 9월에 시행된다.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 (MEET) 과 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 (DEET)으로 구분이 되는 의학고시는 벌써부터 이공계 3~4학년들과 졸업생들 사이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고 시험 준비에 대거 몰려들고 있다.
대학원 학생들까지 가세 하여 이공계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어찌 보면 LOTTO와 같은 “인생역전”의 기회라고 여기는 것 같다. 의학고시열풍은 청년실업, 고용불안과 맞물려 대덕의 연구 단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합격만 하면 평생 안정적인 지위와 부를 보장받는다는 꿈을 가지고 너도 나도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치.의학전문대학원 준비생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고 준비생들의 대부분은 현 이공계 핵심인재들일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또한 2005학년도 이후로 계속 늘어나는 “의학고시” 정원은 이공계핵심인재 확보에 더욱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 이공계 핵심인재 확보도 과제중의 하나이다. 2만불 국민소득 시대를 열기 위하여는 이공계 여성 인력의 확보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대졸여성 고용비율이 OECD국가 중 제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첨단산업의 이공계 전문직 남성인력활용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노동력을 추가로 확보할 방법이 없다.
잠재적 고급 여성 인력의 고용을 활성화 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제껏 우리나라 대학에서 특히 이공계열학과에서 여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는 전통적으로 이공계열에 여학생의 숫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최우선으로 선행되어야할 과제는 이공계학과의 여성교수 비율을 30%수준으로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여성과학자의 시각과 숙련을 바탕으로 여학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이공계 여학생들의 대학원 진학률 저조는 전문인력 으로서의 활용도를 저하 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대학은 여학생들을 위한 특별장학제도를 도입하여 대학원진학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각 전공학과에서는 여성이 우위에 있을 수 있는 신 분야를 개척하여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문분야를 발굴 하고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한다.
기업도 이공계 기반이 무너지는 현실을 직시하고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공계 핵심인재 확보가 어려우면 결국 기업의 경쟁력 상실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학에 장학금 지원, 기자재 지원, 연구비 지원 등의 단기적인 투자보다 대학에서 하기 힘든 첨단산업의 이미지 광고 등을 통하여 청소년들에게 이공계에 대한 꿈을 키워줄 수는 그러한 역할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제학자 폴 로머 교수는 “산업계가 요구하는 이공계 핵심인재의 확보를 위해서는 시장원리 만으로 부족하며,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때이다.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 정책이 절실한 때이다.
정부는 이공계 인력기반 자체가 이미 무너졌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인식하고 이공계 핵심인재 확보를 위하여 대통령께서 직접 진두지휘를 해주기를 우리 공학인 들은 원한다. 병역특례제도 확대 및 개선, 기업 채용시 그리고 교수채용시 국내학위취득자 일정 의무비율 유지 그리고 정부부처에 이공계 출신 채용 확대, 등등. 이미 많은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와 있다.
이제 얼마나 실행에 옮기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정책을 논하기 보다는 이미 제안된 정책을 확실히 시행하는 것이 이공계를 살리는 길일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만큼 정부에 바라는 것이 많은 국민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그만큼 국민이 정부를 믿고 의지를 한다고 생각해주기를 바라며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