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교육기관의 설립 요건과 내국인 입학 제한을 대폭 완화한다는 것이 이 법안의 골자다. 게다가 운영에 있어 국내법의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법인세와 소득세 등 각종 세제상의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과실송금도 허용할 방침이다.
왜 이런 정책을 추진하려는 걸까? 법안을 마련한 이유부터 들어보기로 하자. 첫째는 외국인의 교육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와 경제특구에 몰려오게 될 외국인 자녀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둘째는 동북아 교육?연구중심 국가 실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제주나 경제특구의 외국교육기관을 활용하여 적어도 동북아 경제권역내에서만큼은 교육과 연구를 주도하는 나라가 되어야겠다는 발상이다.
일견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속사정은 전혀 딴판이다. 외국인의 교육여건 향상이란 ‘명분’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외국자본 유치와 외국인 진출은 전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설령 경제 및 교육관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외국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사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생산직 근로자들이 자녀를 데리고 대거 몰려올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관리직 또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외국인 자녀들의 교육을 위한 대책이 필요할 뿐이다.
문제는 소수의 학생들만으로는 학교경영이 어렵다는 데 있다. 교육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뻔히 예견되는 문제를 타개하는 방법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경제자유구역의지정및운영에관한법률」제22조 제 ⑤항에 그 ‘해법’이 잘 나타나있다.
“국가는 국민이 경제자유구역에 있는 외국교육기관과ㆍㆍㆍ외국인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경우 외국거주요건 등을 이유로 입학을 제한하여서는 아니된다.” 아무런 제약 없이 외국인학교에 우리 학생들을 동원ㆍ입학시키는 데서 찾은 것이다.
외국인의 교육여건 향상이란 ‘명분’이지만, 속내는 손익분기점을 낮춰주어 학교운영을 원활하게 해주자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그래도 ‘선의’로 해석할 수 있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대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공교육이야 어떻게 되든 순 경제논리의 필연적인 귀결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더 큰 진실이 감춰져있다. 외국자본에게 우리 교육을 “이윤추구의 장”으로 내맡기자는 것이다. 법안 제10조의 과실송금 허용이 바로 그런 취지를 담고 있다. 결산잉여금을 본국에 송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다.
두 번째 ‘명분’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제주나 경제특구의 외국인 학교나 대학이 동북아 교육?연구중심 국가 실현과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대학을 예로 들어보자.
지금까지 외국대학이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다. 과실송금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이 그 하나고,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입이 더 짭짤한 현실이 다른 하나다. 교육개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미국이 그렇고 호주의 경우가 그렇다. 한결같이 이윤동기가 그 본질임을 깨닫게 된다.
이런 이유로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양허안 제출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개방론자들은 외국의 ‘좋은 대학’이 들어오게 되면 경쟁이 촉발되고 우리 대학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한다. 이윤추구 외에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는 대상을 그저 ‘짝사랑’하는 격이다.
유학생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입이 더 나은 한 ‘좋은 대학’이 들어올 리 없다. 이것이 미국 상무부와 달리 교육부가 교육개방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다. 이런 마당에 영리추구 금지를 근간으로 하는 국내법의 정신을 무시하면서까지 개방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의 모습이 국민들에게는 기이하게 여겨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