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프랑스에 살면서 많은 유학생들을 접한다. 걔 중에는 악착같이 돈을 모아 프랑스에 도착하여 어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잇는가 하면 집안에 돈이 좀 있어서 자신이 가진 능력과는 별개로 부모나 주위의 성화로 유학 온 케이스, 이것 저것 다 해보다 결국 다 실패하고 한국을 떠나 이곳에 와서 새롭게 시작해 보겠다는 사람등... 어쨌든 이렇게 프랑스 땅에 발을 내린 이들은 각자의 목표대로 조금씩 움직여 간다.
허나, 불어라는 언어가 한국어와는 아주 다른 체계로 된 언어이다 보니 미리 한국에서 배워 온 사람조차도 완벽하게 구사하기가 아주 힘들다. 또한 이 곳에서 일, 이년 어학연수를 하고서도 결국 중급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태반이다. 그러나 외국인에겐 조금은 여유로운 이곳 대학에서는 어느 정도의 불어 수준이 되면 입학을 허가 해준다.
이렇게 입학을 허가 받은 우리의 학생들은 어려운 대학 수업을 따라 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많이 배웠고 많이 알고의 문제를 떠나서 불어로 된 수업 자체가 쉬울 리가 없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유학생들은 매년 허덕거리며 학기를 넘기고 결국 논문을 써야 하는 단계에서 벽에 부딪치고 만다. 불어로 듣는 수업이야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는 척 하면 되지만, 자신이 이해한 부분을 그리고 자신이 연구하고자 약속했던 분야를 논문으로 써야 하는데는 숨이 탁 막힌다.
여기에서 우리를 돕는 프랑스인 친구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들은 논문 교정(꼬리제)강사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보통 박사학위를 땄거나 박사학위 준비중인 이들은 현재 특별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기에 외국 유학생들의 논문을 대필해주며 그들의 생계를 이어간다.
돈이 좀 여유있는 학생들은 대충 논문의 주제 정도만 생각하고 줄거리 등은 이 대필작가들과 상의 하여 1백페이지의 아름다운 논문을 탄생시키게 된다. 물론 때로는 아예 논문의 주제 조차 생각해 두지 못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논문은 페이지당 15유로 정도 된다. 결국 1500유로, 한화 2백만원이면 학위하나 따게 되는 셈이다.
필자가 고민하고 걱정하는 것은 이렇게 박사든 석사든 학위를 딴 우리의 석학들이 한국에 돌아가 교수님이 되어 우리의 젊은이들을 가르치게 된다는 것이다.
혹여 유학을 꿈 꾸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자신이 정말 그 공부를 하고 싶은지 그리고 잘 해 낼 수 있는 자신이 있는지 한번 더 자문해 보길 바란다.
조지현 <파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