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칼럼/이슈 홈

목록
프린트 스크랩
한준상 칼럼
한준상 칼럼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한준상 칼럼]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대학의 패러다임 바꿔야
한 준상 / 본지 논설위원, 연세대 교수
대학 졸업생의 취업전선이 허물어졌다. 대졸생의 취업률은 언제나 20%를 넘어 서지를 못하고 있다. 지방대 졸업생의 취업률은 더 심하다. 거의 제로 퍼센트를 맴돌뿐이다. 대졸생의 미취업문제는 경기 회복과도 무관하다. 경기가 좋아지면 그저 조금 좋아질 뿐이다. 이 모두가 오래전 부터 예견된 것이다. 경제사정 때문에 생긴 한 순간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가 좋았을 80년대 초에도 그들의 취업률은 평균 30%정도 였었다. 그것도 대학과, 전공에 따라 서로 달랐다. 지역에 따라 대졸생의 취업률은 극과 극이었다. 대졸생 취업문제는 우리 대학에게 영원한 숙제이다.

대졸생 취업이 사회문제가 된 그 원인은 아무래도 학위의 인플레이션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 대학생 증가율은 세계 최고이다. 대학생 증가는 지난 50년동안 무려 6,600%를 기록했다.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그만큼 대졸생의 희소가치는 줄어들었다. 정부의 대학정책도 맥이 빠져버렸다. 마이다스의 손처럼 건드리는 대학마다 황금으로 만들어 놓기는 했어도끝내 그들의 멱까지 끊어버렸다.

그동안 기업의 수도 늘고, 새로운 직종 수 역시 증가했다. 그러나 대학 전공과 직종 간의 괴리는 여전히 넓다. 대학이 산업의 수요를 미리 예측하기는 커녕 따라가기도 힘겹다. 대학에 대한 산업의 요구와 그에 대한 대학의 적응은 여전히 어긋나고 있다. 대학과 기업간의 적응지체(適應遲滯)는 영원하다.

산업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대학 통폐합이나, 취업박람회 갖고는 대졸생의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대학의 생존마저도 보장할 수 없다. 대학간 합병이 발 빠르게 추진되어야 하며 성공해야한다. 부작용도 최소화해야한다. 이 문제에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대학 통폐합 정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 일본 대학의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불만도 많다. 그들은 이제 겨우 불붙기 시작한 국립대학 통폐합 과정에서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고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체가 요구하는 대졸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간의 “전략적 제휴”가 불가피하다. 기업이 대학을 나몰라라 할 일도 아니다. 미국의 주요기 업들처럼 해볼 수도 있다. 아예 그들이 사내대학을 운영하도록 하면 양질의 인력 공급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성 싶다. 미국은 이미 약 1천6백개의 사내대학들을 운영하고 있다. 인력 공급 측면에서 성공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대학 교원들의 노동 강도나 노동의 질, 대학 문화들이 기업인들이 바라는 그것과는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국 사내대학운영의 허와 실들이었다.그러나 사내대학이 미국산업체가 요구하고 있는 인력과 대학교육 질 간의 괴리를 극소화시킨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사내대학이 대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린 것도 숨길 수 없다. 이것을 해결하면 된다. 그래서 기업과 대학간의 강력한 연합과 전략적 연대정책이 필요하다. 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 인력을 공급하려면 대학들은 기업과 인력 공급계약이라도 체결해야한다.

이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대학은 이 사회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다.대학이 산업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방식부터 바꾸어야한다. 대학을 졸업했다는 그 단순한 이유만으로 취업하는 시대도 끝났다. 학사학위가 한 인간에게 최종의 학력이 되는 시대도 지났다. 학위의 가치가 그만큼 평가절하 되었다. 그렇다고 대학교육의 이유를 너무 축소시킬 일은 아니다. 어쩌면 대학교육을 취업문제에 맞추어야 한다는 그 편협한 인식부터 바꾸어야 할런지도 모른다. 이미 우리는 모든 이를 위한 고등교육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대학교육은 산업의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비효율적이다. 대학교육을 이제는 그저 평생학습 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학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은 차분해질 것이다. 교육선진국들의 고등교육 추세 역시 그렇다. 이 말은 대학교육이 취업에 무관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산업의 요구에 대학이 대응하지 말라는 말 역시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대학은 산업과 직결되어야 한다. 다만 산업의 발전에 앞장서야 하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틀은 바뀌어야 한다. 지금과는 전혀 달라야 한다. 하바드 대학의 호황은 이미 50년대 초반에 만들어 놓은 21세기 하바드 마스터 플랜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직시해야한다.

한준상 칼럼 | 입력 : 03-10-27 오전 8:45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