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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봉사]"제 목소리가 그들에게 또 다른 세상 열어주길"
시각장애인 위한 녹음도서 제작 현장
지난달 29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자리한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내 녹음실. 자원봉사자 차광염군(고려대 국문과 4)이 마이크 앞에 자리를 잡고 ‘대부’를 읽고 있다. 차군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을 녹음하고 있는 것.

지난해 봄부터 녹음자원봉사를 시작한 그는 “일주일에 4시간 정도 봉사를 하고 있다”며 “듣는 사람이 생생하게 작품을 느낄 수 있게 ‘대부’속의 수많은 등장인물에 따라 할아버지에서부터 꼬마여자아이에 이르기까지 목소리를 바꾸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녹음자원봉사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활자도서를 녹음, 점자, 디스켓으로 제작하고자 책을 소리 내 읽어 녹음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제작된 녹음도서는 전국 점자 도서관에 공급되고 대출을 요청한 시각장애인의 안방까지 직접 배달되기도 한다.

보통 자원봉사자들이 일주일에 1회, 3시간여에 걸쳐 녹음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한 권이 녹음도서로 탄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두세달. 이렇게 해서 마련된 녹음도서는 만 여권에 이르고 연간 3만 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녹음봉사 해 볼래?’라고 주위사람들에게 권하면 모두들 ‘내 목소리를 가지고 되겠어?’라고 주저합니다” 그러나 차군은“발음을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의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 아니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책 한권을 다 녹음하는 데 평균 두달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는만큼 마음 내킬 때만 와서 한 두번 하는 봉사는 안 하니만 못하다고.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의 최현철 대히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지속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거듭 강조한다. 최씨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녹음봉사활동을 시작하는 대학생들도 많다”며 “학생들이 한 두번 오고 발길을 끊으면 녹음해야 할 책도 분실되는 경우가 많고 한권의 책이 온전한 녹음도서로 제작될 수가 없어 책을 기다리는 시각장애인들의 속만 타는 셈”이라고 말한다.

요즘은 특히 전문서적을 소화할 수 있는 녹음 봉사자가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법학이나 한방계통을 공부하고 있는 시각장애인은 많은데 그들이 볼 전문서적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대학생과 같은 고급인력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서적이나 원서, 법학서들을 녹음해주면 정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최씨는 학업을 위해 전문서적이 필요한 장애인이 의뢰를 해와도 자원봉사자가 없어 녹음을 못 할 때 마음이 아프다며 대학생들의 더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은 녹음 도서제작 뿐 아니라 점역작업을 통한 전자도서도 발행하고 있다. 녹음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교육은 4시간 이상 이뤄지고 있으며 사투리를 쓰지 않고 표준어를 구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 등록은 수시로 받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3-12-08 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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