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정부종합청사 브리핑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이 바뀌었다고 교육정책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3불 원칙’을 유지하는 등 기존 교육정책의 근간은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대학교육의 혁신을 역설한 그는 “산업계와 대학, 연구소가 서로 협력해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산학연 클로스터를 중심으로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시스템으로 대학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랫동안 경제분야에서 일을 해온 저를 두고 부총리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분이 많은 것도 알고 있다”면서 “교육정책의 근간은 유지하면서 몇가지 문제점을 교육가족들과 토론하면서 이해를 조정, 신뢰받는 교육부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장남의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서도 “수차례 검증을 거쳤고 한치의 의혹도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장남 병역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 문제가 나올 때마다 자식의 인권 문제로 가슴이 아프다. 중3 때부터 질환을 앓기 시작해 계속 병원 치료를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다. 모든 치료에 관한 기록은 대학병원에 그대로 남아 있다. 병을 극복하기 위해 카투사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한 뒤 논산훈련소 입소했는데 최종 신체검사에서 그 질환이 문제가 돼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한 뒤 다시 신체검사를 받아 입대하려 했는데 면제 판정을 받은 것이다. 구체적 병명은 병역법이나 의료법에서 본인이 원치 않으면 공개하지 않도록 돼 있다. 이 병이 의사와 꾸준히 진료 상담을 받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지금 아들은 미국 미시건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수차례 검증 과정을 거쳤고, 모든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몇 가지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초중등 교육은 학력 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고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 다만 대학은 국민 교육열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정원이 폭발적으로 양적 팽창을 했다. 대학 진학률이 81%로 졸업생이 불과 10년사이에 두배 반이나 늘어났다. 대학이 교육만 나홀로 해서는 안된다. 산업계에서는 쓸만한 인재가 없다고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대졸자 채용을 기피하고, 기존 고용된 인력에서 쓰다보니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하다. 근본적으로 대학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산업계와 대학, 연구소가 협력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체제로 바뀌어야만 신규 채용자가 늘어날 것이다.
참여정부에서는 산학연 클로스터를 중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장 기술자와 연구소의 고급인력, 대학의 학부 및 대학원생이 함께 실험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산업체는 경비를 절약하면서 현장에 맞는 인력을, 학생은 창의성있고 잘 훈련된 인재로 양성된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만들어진 이후 각국의 인재양성 시스템이 클로스터 형태로 바뀌었는데 우리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연구지원 예산의 경우 지금은 80%를 정부출자 기관에 주고 있는데, 그래서는 안된다. 이 예산을 대학에 주는데 대학 한 곳이 아니라 연구소, 산업계와 클로스터를 만들어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학교육이 바뀔 것이다. 대학 스스로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시스템으로 바뀌어질 것이다.”
- ‘3불 정책’에 대한 견해는.
“입시 문제는 가능한 대학에 자율권을 많이 줘 획일적 적용에 따른 많은 문제를 해소하려고 한다. 하지만 ‘3불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불가피하며, 그밖의 범위에서 대학이 자유롭게 선발 방법과 기준을 선택하도록 자율권을 확대하겠다.”
- 경제부총리 시절 자립형 사립고를 지역특구나 판교신도시에 세우겠다고 말했는데.
“경제부총리로 있을 때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교육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교육행정 책임을 맡고 있기 때문에 교육적인 측면, 교육의 공공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현실적인 교육여건을 고려해 가면서 정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자립형 사립고는 이미 6개의 실험학교를 운영해 왔고 상반기 평가를 통해 교육전문가와 교원단체들과 충분히 협의해서 정책방향을 결정하겠다.”
- 교육개방 문제는 어떻게 되나.
“경제부총리 시절 정부에서 4~5년간 토론을 거쳐 관련법을 만들었다. 그 부분은 그 범위내에서 착실히 진행하면 된다. 그 밖의 교육개방은 세계무역기구(WTO) 양허안에 제시한 대로 대학교육과 성인교육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열겠다. 교육 등 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부처 등과 사전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하겠다.”
- 평소 교육관을 말해달라.
“교육은 참된 사람이 인성을 갖추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초중등은 인성교육이 중요하지만 권위주의 시대처럼 일방적으로 위에서 요구하는 획일화된 틀의 인성교육은 안된다. 창의성 있는 인성교육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교육권한이 일선 기관으로 이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1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가정교사 생활을 하면서 교육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때 느낀 것인 교사와 학생간에 인격적으로 존경하고 감화받는 토대가 만들어진 뒤에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에서 충분한 권한과 시간, 자율을 드리는 것이 필요하다.”
- 공격수에서 수비수가 됐는데, 교육부 무용론과 해체론에 대한 생각은.
“교육은 전 국민의 관심사이자 전 국민이 이해관계자이다. 교육부가 그동안 잘해왔지만 집행기능을 좀더 많이 일선에 넘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부는 교육정책 개발과 인력 수급 및 인력 양성 정책 만드는데 중심을 둬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라는 명칭에 걸맞게 인력양성, 계획 수장부서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교육문제를 경제적, 시장적 관점으로 풀어갈거라며 교육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장관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정책이 바뀌는 것은 가능하지도 그렇게 할 생각도 없다. 그동안 마련해 놓은 교육정책의 기본틀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대학 실업자 문제를 치유하려면 대학교육 개선이 필요하고, 대학교육의 개선 없이는 선진국으로 가는데 장애가 된다. 대학교육을 고쳐나가는데 산업과 경제를 잘 아는 저의 경력이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교원단체 관계자들과 ‘교육발전협의회’에서 만나 충분히 토론하면서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우리가 고칠 것은 고치겠다. 교원단체들간의 이해 관계를 조정하면서 최대 공약수를 정책으로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