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는 총장선출 방식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작년에 KAIST에 노벨상 수상자 러플린 교수가 총장선거에 입후보하여 총장이 되었으며, 총장 직선제론으로 21세기 대학 혁신 못한다는 사학재단의 주장이 팽배한 가운데 총장 선출방안은 큰 의미를 실감케 하고 있다.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총장 선출 문제는 재단과 교수협의회 간 대학민주화의 기본처럼 되어왔다. 총장선출의 직간선 통합모형에 대한 문제, 직원참여 비율과 방식, 총장추천위원회의 구성 방식, 총장 후보 외부영입 등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뜨거운 감자로 인식돼 왔던 민감한 사안들 이었다
우리의 인구 대비 대학생 숫자(3백60만명)나 대학 진학률(80%)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대학교육이 경제에 기여하는 정도로는 60개국 중 59위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런 신세를 벗어나려면 이제는 과감한 국제화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기 대학 출신만 뽑는 순혈주의 타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를 대상으로 탁월한 교수들을 불러들일 세계 차원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글들이 신문지상에 제시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사립재단의 밥맛에 맞는 총장을 선출하여 사학비리와 부정을 마음대로 전횡하는가 하면, 재단의 꼭두각시 노름에 젖어 있는 총장들이 교수들을 부당하게 해직시키고 있는 등 교권 침해와 교수채용비리, 교수협의회 구성저지 및 구성원 탄압 등을 일삼는 총장으로는 세계적 대학으로 진입할 수 없어 능력과 경륜, 세계화 마인드가 있는 총장을 직선으로 선출해야한다는 주장도 팽배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해부터 대학가는 총장 선거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KAIST,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경희대, 전남대, 강원대, 부경대 등 특히 사립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훌륭한 총장을 재직교수들이, 또는 교직원, 동문과 학생대표등 공대위가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이슈(Issue)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처럼 총장 직선제가 과열, 혼탁 양상, 파벌조장, 보직남발 등 부작용이 많다는 말과 상갓집까지 찾아가 한 표 부탁해서 뽑힌다는 직선제 총장이 어떻게 교수들 간 경쟁을 채찍질 할 수 있겠는 가의 물음에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교수들도 있다.
대학 총장 선출방식은 대학의 발전과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협의회장 김혜숙 교수는 “대학의 발전과 총장 선출”이라는 한 심포지엄의 발제에서 대학 총장 선출방식은 대학 내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대학이라는 제도의 생명력의 문제이다.
대학, 나아가 교육기관 일반은 그 공공성에 비추어 보았을 때 특정 집단의 사적 소유물로 점유될 수 없다. 국가가 여러 교육법제 및 세제 등을 통해 교육기관이 학생을 모집하여 교육할 권한을 보장하여 주고 세제의 혜택을 주는 이유는 교육이 지니는 공공적 성격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사적 집단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대학의 운영이 이루어지는 데서 사학재단의 전횡과 비리, 부정이 발생한다.
지난번에 사교련에서 사립대학의 비민주적 운영의 실태조사를 한 결과 재단의 꼭두각시로 전락하는 몰상식하고, 무능한 대학 총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교수채용비리, 부당한 교수 재임용 탈락, 교권침해, 교수해직, 교수들에게 부당한 발전기금 강요와 강제적 모금이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도 있다. 사학재단의 기금운영비리, 등록금 등 교비유용, 재단의 일반적 총장 및 보직자 임명, 명예박사 및 일부교수 채용에 기부금 및 발전기금 명목의 매관매직 행위, 학생 입시부정과 비리 등은 대학 종창과 무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학 총장의 비리와 부정, 무능은 교수집단을 비롯한 구성원들에게 자기부정과 자기비하를 초래시키고, 학문적 의욕을 상실케 함으로써 대학의 발전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게 된다. 자유로운 정신과 자존, 명예를 생명으로 삼는 교수집단의 특성상 대학 총장의 비합리적 비리와 부정은 대학을 구렁텅이로 빠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총장 선출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문제들은 대학 총장의 조건과 대학 총장의 자격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총장 선출에 있어서 다양한 집단, 즉 교수, 학생, 학부모, 동창, 직원 등의 의견 수렵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둘째, 총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며, 자질조건은 무엇인가 ?
셋째, 직선에 의하든 간선에 의하든 민주적 방식에 의해서 투표를 통한 방법이 가장 바람직한 가 ?
넷째, 학내 교수 중에서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외국의 학자나 또는 국내외 훌륭한 CEO출신의 총장 후보는 가능 한가 ?
다섯째, 사립재단에서 총장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으면서 총장의 전횡을 견제할 방법은 무엇인가?
여섯째, 총장을 어떻게 선출해야 대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 왜 우리나라 대학의 총장 선출은 공정성과 엄격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잡음이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학습적 공동체가 진리와 정의가 부족한 지성적 힘이 모자라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대학 총장 선출은 21세기 글로벌시대의 새로운 좌표를 요구하고 있다. 학문적 소양과 덕망을 갖추고, 건학이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를 존중하며, 탁월한 국제적 안목과 대학교 발전에 기여할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다.
학문적 업적과 평판, 학문적 경력, 겸손과 타협, 서민적 자상함을 갖춘 인간성 등의 경영능력을 갖춘 총장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