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간 학생 유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여대의 인기하락은 곧바로 대학의 재정적 위기로 이어져 많은 대학들은 여대로서의 긴 역사를 뒤로 한 채 남녀 공학 대학으로 체제를 전환하거나 통폐합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게 현실. 일부 여대들은 학생들을 끌어들이고자 현실적 필요에 영합하는 정책들을 발빠르게 내놓고 있다.
이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대들 중 상당수는 가정대학 등 결혼 준비를 위한 여성전문 교육기관의 형태를 전신으로 하는 대학들이다. 히로시마의 리시간 여대도 이 중 하나. 이 대학은 올해 초 단 한명의 졸업생도 없이 학교 문을 닫게 된 첫번째 대학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수년 동안 이 대학은 히로시마 상업 여대라는 이름으로 유지되어 오다가 2년 전 4년제 대학으로 전환하는 일대 개혁을 강행했었다. 지난 해에는 궁여지책으로 남학생까지 받아들이더니 올해 결국 1백76명의 재학생을 인근 대학으로 편입시킨 채 문을 닫게 됐다.
수십년간 일본의 여자 대학들은 초중고교와 제휴를 맺고 해당 대학으로 진학할 경우 대학까지의 입시과정을 간소화한 소위 '터널제도'라는 입학우대제를 시행했다. 일본여대와 같은 상위권 대학의 경우 85%가 터널제도를 통해 입학생을 받고 있으나 대부분의 여대에서 유명무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진데다 고교 진학상담교사들도 상위권 대학으로의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터널제를 굳이 권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대학에서는 여대기피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작전에 돌입했다. 생활과학이나 외국어, 교직 관련 일색이던 전공이 컴퓨터공학과 경제학, 식품영양, 자연과학 등의 전공으로 확대됐고 대학원 과정을 개설하는 추세. 또한 페미니즘적 요소를 가미한 교과목을 통해 여대만의 특성을 살리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쇼와여대는 미국 보스턴에 제2캠퍼스를 조성하기도 했다.
명문대학인 일본여대와 쇼와여대는 여자대학 수난시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보다 지원율이 오히려 50% 증가해 그나나 여대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두 대학은 졸업 후 취업률이 무려 95%에 달한다.
그러나 미등록률이 높은 대학을 대상으로 재정적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일본 문부성의 방침이 알려지면서 폐교되는 대학은 더욱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일본 사회와 기업내의 성적불평등 요소를 제거하고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여대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들 대학들의 생존여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크로니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