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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초연구수준 향상을 위한 제언
김선일 한양대 교수 / 본지 전문위원
지식기반사회에서 기초연구는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기초연구는 창의적 지식생산을 통하여 기술혁신을 촉진시키고, 신제품 개발 및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과학기술 선진국들은 기초연구투자 확대 및 기초연구 수준 제고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89년을 기초연구진흥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대학 및 기초연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강화를 통하여 ’04년 1만9천3백여편의 SCI 논문을 게재하고, ’89년(1천3백50편) 대비 14배 정도의 양적증가를 이루었으며, 세계 순위도 35위에서 14위를 기록하는 등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OECD 국가들 가운데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논문 점유율도 0.32%(’90년)에서 2.45%(’02년)로 급격한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연구개발투자(GERD)는 1.36%('91)에서 2.64%(’03년)로 OECD 6위의 연구개발 투자국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기초연구의 질적 수준은 OECD 30개국 가운데 25위 내외의 미흡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5년 동안(2000~2004) SCI 논문 1편당 세계평균 피인용 횟수(4.33회)의 약 65%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국뿐 아니라 네덜란드, 이스라엘,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소규모 연구개발 국가들까지도 세계평균을 상회하는 기초연구수준을 보이고 있음을 볼 때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구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국가차원의 정책방안이 속히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 3~4위의 과학적 영향력 및 기초연구 질적 수준을 보이고 있는 네덜란드는 대학협의회(VSNU)를 중심으로 각 대학의 연구수준이 세계 수준과 비교하여 어떠한 위치에 와 있는 가를 조사하여 대학의 연구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협의회는 네덜란드 과학기술조사센터(CWTS)를 통하여 각 대학의 과학 분야별 논문의 수준을 진단하고 정부의 과학정책수립에 반영하고 있다.

스위스의 경우에도 2001년에 연구수준인증센터(OAQ)를 설립하여 기초연구의 핵심인 대학의 우수한 질적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또한 국가연구수준과 국제화를 촉진하고자 하는 과학기술혁신정책을 기초로노르웨이 교육수준평가청(NOKUT)을 2003년에 설립하여 대학의 연구수준을 평가하고 동 내용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대학 및 연구의 자율성을 지원하고 보장하는 유럽국가들에서도 기초연구수준 향상을 위한 정책적 노력과 간섭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기초연구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네덜란드 대학협의회가 과학기술조사센터(CWTS)와 함께 수행하는 세계수준과 네덜란드의 대학 및 기초연구 수준을 비교하는 것과 같은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발간하고 있는 우리나라 SCI 논문의 분석보고서나 언론사에서 대학평가를 실시하고 있지만, CWTS에서와 같이 국제수준과 비교를 하는 평가지표에 근거한 질적 수준 평가를 수행하고 있지는 않다. 최근에 한국과학재단에서 연구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질적 수준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지만,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정책적인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연구자의 역량평가를 위해 ‘h-index’라는 새로운 평가지표가 활용되고 있다. 이 지표는 연구자의 양적 활동과 질적 수준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써, 캘리포니아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Jorge Hirsh가 개발하였고, 미국 한림원이나 물리학회와 같은 과학단체의 회원선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한림원의 물리분야 회원들의 평균 h지수는 ‘44’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기초연구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또 하나의 방안으로는 상기와 같이 연구자의 질적 수준이나 양적 활동을 평가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연구자의 분야별 h지수 현황을 작성하고 연구과제 선정평가과정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요약하면 ’90년대 초 이후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우리나라의 기초연구는 이제 질적으로 성장해야 할 시점에 와 있고, 이와 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방안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상기에서 기술한 주요 선진국의 사례는 정책을 구체화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6-01-16 오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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