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일 재직'은 차관으로선 최단명은 아니다. 1993년 농림수산부 조모 차관이 취임 28일만에 그만둔 것을 비롯해 정부 수립 후 지금까지 약 20명이 취임 한달 이내에 차관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3.1절 골프파문과 관련, 지난 7일 해명 과정에서 "내기골프와 황제골프는 없었다"고 조기 진화를 시도했으나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도덕적 논란과 함께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차관은 그동안 이해찬 국무총리가 1998~99년 교육장관을 역임하면서 개혁정책을 쏟아낼 때 인연을 맺기 시작해 이 총리로부터 치밀한 업무처리를 인정받아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한 공무원'이라는 극찬을 들었다.
또한 총리 비서실장에 이어 교육차관으로 발탁되면서 '총리의 남자' 로 불리기도 했다.
40년 공무원 생활 동안 모시는 분의 속내를 정확히 읽어내고 상황분석과 판단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아온 그가 이번에 상황을 오판했던 것은 이 총리에 대한 `지나친' 배려 때문이다.
총리가 아프리카를 순방하면서 예방약을 많이 복용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데다 국회 본회의 등 격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생각에 후임 비서실장이 없는 상황에서 '모시는 게 도리'라는 생각에 3.1절 골프를 수행하게 됐다고 골프모임 참석이유를 밝혔던 것.
총리를 모신다는 생각에 넘치다보니 골프와 3.1절, 철도파업이라는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국민 정서를 간과하는 '실수'를 범한 셈이다.
3년반 동안 교육부 기획관리실장을 맡아 민원해결에 앞장서 '발 치수 320㎜ 마당발'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이 차관은 원하던 교육부로 돌아와 교육살림을 꾸리기도 전에 큰 오점을 남긴 채 40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교육부에 있으면 큰 도움이 될 분인데"라고 안타까워했고 교육부 직원들은 "능력있고 꼼꼼한 분"이라는 말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