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회 주최로 20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한국경제와 인적자원 정책과제' 포럼에서 이영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등교육평가원 설립은 교육부가 재정지원과 평가를 함께하는 결과를 가져와 교육부의 영향력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며 “이는 대학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라는 방향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영 교수는 미리 배포한 ‘고등교육재정 지원현황과 개선방향’이란 발표문에서 “교육부가 대학 단위로 재정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 방식은 성과측정이 어려운데다 지원금을 받기 위한 비생산적인 지대추구행위(rent seeking behavior)가 만연한 실정”이라며 “연구자와 연구팀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평가결과에 따라 재원을 배분하는 여러 사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축소·폐지하고, BK21 사업, 누리사업, 학술연구조성사업 등 연구자와 연구팀에 대한 지원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부처별 지원 예산 규모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못한 상태에서 분권화 형태를 띠고 있어 재정 투자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인적자원개발회의가 예산조정에 있어 중요 역할을 수행하고, 재정 운용시 ‘과정에 대한 규제’보다는 ‘성과에 대한 평가’로 지원정책이 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구조조정 예산은 원래 목적대로 구조조정 과정을 촉진하는 촉매제로만 사용돼야 한다”며 “정부가 생존할 대학을 지정하고 지원하는 형태를 띠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는 김영철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등교육 정책은 대학의 자율과 책무성 기조하에 추진돼야 하며, 재정지원을 위해 수행하는 평가에서도 다양화와 특성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획일적인 평가기준을 탈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평가-재정 연계 방침은 평가자들이 제시하는 기준에 학교 운영과 학사를 맞출 수밖에 없어 제약을 받게 된다”며 “대학평가 정책은 개별대학의 자율성 신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재설정돼야 하고, 평가 기준도 정부 정책의 이행 여부보다는 대학의 본질적 기능 수행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특성화를 촉진하려면 대학 유형별 특성화 함께 국·사립대학간의 기능 분화 및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대학 학제를 학문중심과 직업중심 학제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대학 설치 및 정원 정책, 입시, 등록금 및 재정 운영, 평가 등에서의 규제 개혁 및 자율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수도권대학 신설 억제 정책의 경우 수도권 대학의 프리미엄은 올라가게 됐지만, 지방대학은 난립하면서 정원 미달 및 부실화를 촉진하게 됐다”며 “규제 정책의 실효성을 고려해 제한적 조건을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별 본고사 금지 정책도 공교육 정상화와 과외수요 억제 등의 정책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규제영향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규제 요소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지식기반 경제를 위한 대학교육 혁신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김중수 한국개발연구원장, 어윤대 고려대 총장, 이영선 연세대 교수, 이주호(한나라당)·지병문(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