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제 이 줄기세포 연구가 새삼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바로 황 교수의 연구 과정에 인정할 수 없는 윤리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실험실의 난자가 압력 혹은 금품을 대가로 하여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추출되었다는 것이 혐의점이다. 직위를 이용하여 압력을 행사한 비윤리적 연구 결과이니 비난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우호적인 연구 파트너로 알려져 있던 미국의 섀튼 박사가 황교에게 결별을 통고함으로써 이 문제는 이제 ‘사건’ 혹은 ‘사태’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아마도 이런 상황까지 이른 데는 여러 가지 미묘한 흐름이 있을 수도 있고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의학 권력이나 정치적 음모가 배경에 깔려있을 수도 있다. 과학 패권주의는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다. 섀튼 교수가 지킬 박사의 가면을 쓴 하이드라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사실적 근거가 어딘가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황 교수도 그런 의심을 받을 구석이 연구 과정에 있었는지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사실 규명을 하겠다는 뜻이다.
만약 여성 연구원의 난자 제공이 사실이라면 윤리 위반이 되는가. 자발적 의사였다면 어떻게 되는가. 또 그렇다면 ‘없었던 일’이 될 것인가. 혹은 한국 기관이나 관련자들이 모의하여 진실을 은폐하는 정치적 음모라는 미국 쪽의 새로운 비난을 받을 것인가. 이 대목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사실과 진실의 관계, 매스컴을 통한 사건의 증폭으로 빚어지는 폐해, 이런 것이 매우 두드러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황 교수의 업적은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서 폐기될 그럴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내용이다. 애국심이 아니더라도 인류에게는 복음이 될 수 있는 과학적 업적이다. ‘쓰레기’'라는 표현으로 양심적인 만두업자를 자살하게 하고 ‘회충 알 출현'으로 김치의 성가가 떨어지는 호들갑이니 황 교수 주변이 걱정된다. 윤리적 문제를 은폐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것으로 하여 본체를 흔들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교수 사회에 이 사건이 던지는 메시지가 하나 있다. 교수의 윤리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성 추행이다, 뇌물 수수다, 연구업적 날조다 하여 교수님들의 윤리 문제가 계속 대두되어 왔다.
몇몇 교수들의 이야기라고 치부해 버려도 되는 미미한 문제일까. 이 직업에 종사하지 않아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상아탑 연구실에도 은폐되어 있는 관행적인 비윤리적 행태들이 많을 것이란 짐작이다,
이제까지는 ‘폭로’나 ‘성토’의 표적으로 개별 교수의 비윤리적 행태가 고발되어 오곤 했다. 아마도 양상은 달라질 것 같다. 상아탑 연구실의 엄격한 윤리기준과 문제 제기될 것 같다.
시대는 때로 사람들에게 감지능력을 높여준다. 투명사회는 알 것 다 알고 지내는 단순한 구조로 설명될 수 없다. 거기에서 파생하는 산물은 일파만파다. 지금 그런 사회구조가 이미 구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