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상업화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대학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00년대 초 당시 일리노이 대학 총장이었던 앤드루 드래퍼(Andrew Draper)는 “대학은 도덕이나 지적 수단뿐만 아니라 경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학 운영에 경영 마인드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대학은 망하고 말 것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미국 대학의 상업화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여, 특히 1970년대 이후 정부의 대학 재정보조금이 감축되면서 크게 번창하였다. 그러나 대학의 상업화가 촉진된 배경에는 부족한 재정 이외에도 기업들이 대학의 전문적인 인적자원과 대학의 성과물 등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학의 상업화는 ‘상아탑’의 가치와 ‘엘리트 주의’를 고수하던 유럽 대학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대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의 상업화 추세가 급진전되고 있으며 경영마인드를 가진 CEO형 총장들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적인 대학 평가 결과가 아니더라도 국내 대학 평가 결과 등에서도 외부로부터 많은 재정을 확보하고 CEO형 총장들이 뛰고 있는 대학들이 약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학의 상업화나 CEO형 총장들의 약진은 대학과 기업 등이 상생 발전하고, 대학이 공공부문의 요구에 더 민감하며, 전체적으로 국가 사회발전에 기여하게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고, 이윤 추구와 대학의 고유한 가치 고수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버드대학 전임 총장이었던 데렉 복(Derek Bok)은 그의 저서 ‘Universities in the Marketplace’에서 “대학의 이윤 추구는 정당한가?”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단기적으로는 이윤을 추구하는 대학이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학의 고유한 가치를 고수하는 대학들이 결국 공공과 교수 및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식기반경제의 확장과 글로벌 경쟁의 심화로 대학의 상업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정부도 대학에 대한 재정보조를 크게 확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학 상업화를 더욱 부추길 수도 있다. 대학 내부에서는 상업화에 편승할 수 없는 교수나 학생들이 소외되고, 대학 상업화를 지향하는 쪽과 대학의 고유한 가치를 지향하는 쪽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상업화와 기업가적인 CEO형 총장 모시기는 현실적인 대세이지만 데렉 복 총장의 주장도 되새기면서 대학인들이 많은 대화와 논의를 통하여 대학의 이윤도 추구하고 대학의 고유한 가치도 추구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대학의 이윤 추구와 대학의 고유한 가치 고수는 서로 상충되고 갈등적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양자의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루면 대학의 발전과 대학의 국가사회 발전에 대한 기여를 극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