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에는 교체 대상 부처로 재경부, 교육부 장관 등 부총리급 2자리가 포함돼 있는데다, 장관급인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교체될 예정이어서 정부 정책라인의 핵심 요직이 대부분 물갈이되는 셈이다.
당초 이번 인사 대상은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 2자리만 한정해 검토가 이뤄졌지만, 후임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권오규(權五奎)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제부총리에 기용하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인사 폭이 넓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 시기는 김진표(金振杓) 교육부총리가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학교급식 파문 등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빠르면 내주초에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일부 장관 교체 인사가 내주초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개각의 시기와 폭에 대해 "검토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정태호(鄭泰浩)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주 개각 단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좀 봐야 한다"고 말해 개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새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에 권오규 정책실장과 김병준(金秉準)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기용이 유력한 것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병준 전 정책실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정책실장을 맡은지 한달 밖에 지나지 않은 권오규 실장이 경제부총리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은 노 대통령의 경제철학에 정통하기 때문이다.
권 실장은 참여정부 초대 정책수석 출신으로 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책기조를 꿰뚫고 있어 경제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으로 손꼽힌다.
또한 경제관료 출신이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대리대사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지내는 등 대외통상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어 최대 과제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관리하는데도 적임자라는 평이다.
게다가 OECD 대사로 재임시 유럽의 사회갈등 조정모델에 대한 연구를 깊이 해 주요 국정과제인 사회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 문제, 사회적 대타협 추진 등에도 남다른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새 교육수장으로 유력한 김병준 전 정책실장은 지난달 청와대를 물러날 때부터 다시 중책이 기용될 것으로 관측돼 왔다.
경제부총리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대학교수 출신인데다 교육현장을 잘 알고 있는데다 "국가경쟁력은 교육개혁에서 비롯된다"는 남다른 교육개혁 소신을 갖고 있어 교육부총리로 유력한 상태다.
특히 김 전실장은 참여정부 들어 수립, 집행된 주요 정책 로드맵을 짠 핵심 브레인이어서 대통령의 철학과 신념을 교육 현장에 반영하면서 교육계 전반에 대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 정책실장 출신들이 경제, 교육부총리로 기용될 경우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김우식(金雨植) 과학기술부총리까지 합쳐 3명의 부총리가 모두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사들로 채워지게 된다.
올초 유시민(柳時敏) 보건복지부장관, 이종석(李鍾奭) 통일부장관 등 각료 기용에 이어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내각 전진 배치가 한층 강화되는 것이다.
더불어 헌정 사상 첫 여성총리인 한명숙(韓明淑) 총리 내각의 힘을 더욱 강화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때문에 이번 개각은 이른바 내각의 '친정체제' 강화를 통해 5.31 지방선거 이후 이완조짐을 보이는 공직사회 전반의 기강을 다잡고 국정 어젠다를 보다 과단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물론 청와대는 이번 인사의 의미에 대해 '문책 인사'라는 점은 부인하고 있지만, 시기적으로 5.3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여권 내부의 민심수습 및 인적개편 요구에 부응해 '쇄신'의 의미를 띠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한덕수(韓悳洙) 경제부총리와 김진표 교육부총리도 최근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