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리더가 곧 기업경쟁력이라는 이러한 도도한 흐름은 자명한 일이다. 이제는 왜 아직도 정치행정 분야와 같은 국가경영의 핵심부문에서는 테크노 리더의 위상이 기대에 못 미치는가. 테크노 리더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와 같은 미래지향적 과제에 대해서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 환경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진취적인 사람이 지배하기 마련이다. 성공한 테크노 CEO들 모두가 스스로 리더로서의 역량개발에 도전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배워야 한다.
스스로의 편견을 파괴하라
몇 년 전, 모 공기업에서 이공계의 위상을 강조하기 위해서 부사장을 이공계 출신으로 선출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인사로서 무엇이 다를 것인가 하고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자, 점차 그 부사장은‘주사’라는 별명이 붙기 시작했다고 한다. 공무원 주사나관심가질 법한 세세한 일까지 참견을 했기 때문이다. “김 부장, 출장비 정산도 하나 제대로 못해.”출장비를 놓고 시시콜콜 따지는 그의 스타일은 많은 직원들을 견디기 힘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 상황을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부사장이‘기본을 중시하는 자세’에 초점을 맞춘 속 깊은 리더였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습관적으로 장부나 들척이며 숫자를 따지는 편협한 리더였을지도 모르겠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그의 문제를 이공계 출신이라는 선입견과 연결시켜 해석한다는 사실이다. 리더십스타일이 아니라 출신의 문제로 귀결시키면서 말이다.
아직도 우리 우회에서는 이공계에 대한편견이 존재한다. 그래서 상당한 준비를 갖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출신 때문에 중요한 위치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인 벽인 동시에 인맥의 문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역시 답은 이공계의 리더십 준비와 도전정신에서 찾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혁신하는 자는‘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변화하는 세상을 쫓아갈 수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공계 스스로 리더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정부가 이공계를 우대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테크노 리더 자신이 먼저‘이공계는 다르다’는 편견을 스스로 파괴해야 하는 것이다.
경영관리 역량이 지닌 리더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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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리더는 초일류기업이 지향하는 핵심인재와 맥을 같이 해야 한다. 그들 기업이 높은 안목으로 경쟁 환경을 선도하듯이, 테크노 리더들도 보조를 맞추어 리더십 환경을 이끌어나가야 하기때문이다.
초일류기업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한 마디로 말해서‘T자형 역량’이다.<그림1참조>
1차적으로 특정 분야의 전문가(specialist)로 육성한 뒤, 2차적으로는 수평적 활동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경영관리 역량을 지닌 리더(generalist)로 만든다. 대기업에서 이미 대리나 과장 같은 초급관리자 시절부터 경영과 리더십에대해 교육훈련을 시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는 그러한 현실 상황을 예견하면서도, 이공계들은 특별히 경영관리나 리더십에 대한 지식을 사전에 학습하거나 훈련받을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설사 취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T자형 인재육성에주력하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야 하는 처지다.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이나 업무 중 단기 교육과정을 통해서 집중적으로 훈련시켜 보지만 크게 실효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경영에 대한 지식을 대학생활 중에 습득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 보인다. 학문 자체가 수리적인데다 사실위주의 상황에 매력을 느끼는 공학도들이므로 말보다는 가시적인 것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컴퓨터나 스포츠 같은 구체적인 활동에 몰입하게 되어 독서나 자유토론 등 대인관계에 중요한 요소들에는 무관심하게 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구두 발표나 장문의 논리적인 보고서를 작성할 기회도 많지 않다. 리더의 자질을 배양할 기회가 의외로 적은 것이다. 학창 시절, 공부보다는 교외활동에 열심을 보이고 쉬는 시간에 동료에게 배꼽잡을만한 우스개 소리나 지껄이던 친구들이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을 단지 행운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그만큼 경영관리 역량을 익히는 것에 대해 관심이 낮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테크노 리더는 기술 퓨전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폭넓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리더로서의 역량을 확보하는 현실과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리더의 몫이다.
‘T자형 역량’을 갖춘 올바른 테크노 리더로서 넓게는 정치행정에서 좁게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한다. 출신이 아니라, 역량에 근거한 리더십 확보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READY로 미래를 준비하라
테크노 리더의 역량강화 방법을 보다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위해서 <테크노 리더십> (김영사)에서 소개한 READY 모델을 간단히 설명한다.
테크노 리더의 차별적 준비과정과 핵심요소를 함축적으로 묶은 리더십 준비 및 전개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다. 크게 목표의식(R), 역량평가(E), 실행력(A), 권한위임(D), 성과관리(Y)로 구분되며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그림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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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admap your journey (목표의식) = 리더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추어야만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기술전문성을 중시하는 테크노 리더는 더욱 그러하다. 로드맵을 주기적으로 작성하여 미래를 보는 안목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 Evaluate core competencies (역량평가) = 자신의 핵심역량을 인지하라. 올바른 리더십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성적표를 추구해야 한다. T자형 인재가 되는데 필요한 전문성과 경영관리 역량을 스스로 진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 Action with proactive attitude(실행력) = 혁신적 태도를 유지하라. 특히 강점으로 리드하는 테크노 리더가 돼라. 자신의 강점은 물론 다른 사람의 강점을 찾아주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분석적인 사람은 문제를 지적하지만, 경영하는 리더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마련이다.
☞ Do it yourself (권한위임) = 리더를 키우는 사람이 진정 큰 리더이다. 리더십 교육에 80:20의 파레토 법칙을 적용하여 풀로워십과 리더십의 균형을 추구해야한다. 특히 셀프리더십과 권한위임을 중시하여 구성원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도전하도록 권장해야 한다.
☞ Yes, you did it again (성과관리) = 리더는 장기적인 성과를 내는 것을 중시한다. 눈앞의 작은 성패에 일희일비 하지말라. 지속적인 성과개선을 통해서 장기적인 경쟁에 강한 리더십을 유지하라.
“한 가지 일에 능통한 사람은 다른 모든 일에 능통할 수 있다.”카네기는 집중력이 강한 사람이 진정한 강자라고 역설하였다.
테크노 리더야말로 일찍부터 집중력에대해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다. 난이도가높은 문제해결에 도전하여 철저한 몰입과인내를 통해서 해결책에 도달하곤 한다.
이제 그러한 장점을 살려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까지 관심의 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
커뮤니케이션도 좋다. 재무관리 혹은 마케팅도 좋다. 차례차례 한 분야를 선정하여 수평적 역량강화에 관심을 가지면된다.
리더는 계획만 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일부라도 실행으로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그렇다. 행동해야 한다.
스스로 T자형 인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 그가 바로 탁월한 테크노 리더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글쓴이 / 신완선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wsshin@skk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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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완선 교수는 미국 오클라호마대학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시시피주립대학에서 부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로, 품질혁신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컬러 리더십’을 발간한 이래, CEO 1백50여명의 리더십을 분석했고 2003년에는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장관 리더십을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에는‘테크노 리더십’을 통해 이공계 출신 리더들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공대 교수 특유의 분석적 시각에 기초해 KT, 삼성, 현대, LG, 포스코 등 1백여개의 기업과 조직을 대상으로 품질혁신과 경영리더십에 대한 자문과 교육을 실시해왔다. 저서로는‘말콤볼드리지 성공법칙’, ‘컬러 리더십’, ‘준비된 리더가미래를 경영한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