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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운영 개선해 질적변화 유도 할 것"
김진표 교육부총리 VS 이인원 회장 특별대담
경제관료 출신으로 교육부 수장에 취임한지 꼭 8개월이 되던 지난 9월28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구조개혁은 선택과 집중을 했느냐, 중복학과를 통·폐합 했느냐 등을 엄격히 따져 조건을 갖춘 대학들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대학신문 창간 17주년을 맞아 본지 이인원 회장과 가진 대담에서 김 부총리는 “특성화·구조개혁은 한번하고 중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꾸준히 일관성 있게 몰아붙여야 한다”면서 “국립대 운영체제를 개선해 대학 사회가 질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교육 수장에 취임한지 9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교육 문제를 다뤄 보니 어떤가.

“경제와 비교할 때 열배는 더 어려운 것 같다. 교육은 이해 관계가 상반되는 수요자들이 있어 어떤 정책도 갈등을 야기한다. 경제 정책은 준비단계에서 이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한달 정도 시행하면 박수도 받기 때문에 그걸로 갈등을 극복해 간다. 그런데 교육은 효과를 피부로 느끼려면 빨라도 3년 정도가 걸리는데, 당장 불이익을 받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시행과정에서 계속 반대를 하니깐 참 힘들다. 우리 교육의 문제는 입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열 손가락 안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을 전 국민이 벌이기 때문에 어떤 입시제도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대학 경쟁력을 높여 그 대학을 나오면 취업 걱정없고, 자식 농사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곳이 늘어나야 궁극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 이번 국정감사에서 대학 구조개혁 사업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구조개혁이 마치 대학 개혁의 전부인 것처럼 확대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통·폐합이라는 한가지 기준으로 대학 개혁을 몰고 가는 것은 그 자체가 많은 도덕적 회의를 낳게 한다. 통·폐합은 대학 구성원의 합의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이 합의를 이끌어 내는 조건으로 3천~5천억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렇게 통·폐합하면 저절로 없어질 학과도 지원을 받아 살아남는 문제가 생긴다. 이번 재정지원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했느냐, 중복학과를 통·폐합 했느냐 등을 엄격히 따져 지원규모를 결정했다. 앞으로도 구조조정, 통·폐합은 이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BK21 사업’에 대한 구상은.

“예산을 2천억원에서 3천억원으로 늘려 앞으로 7년간 지원하려고 한다. 1단계 사업은 대학의 연구 분위기 확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연구성과를 산업화·상용화하는데 미흡하고, 산학협력으로 연결이 안된 점, 수도권 대학에 편중지원된 것 등이 지적되고 있다. 2단계 사업은 분야별로 특성화된 연구중심대학 체제를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산학협력 지표 비중을 확대하며, 대학원생의 연구 지원금을 현실화하려고 한다. 12월말경 사업계획을 공고하고, 내년 3월말에 사업단을 선정할 예정이다.”

- 총장들을 만나보면 로스쿨이 최대 관심사다. 아예 법과대가 있는 대학은 다 허용하는 방법은 어떤가.

“총 입학정원은 재조·재야에 있는 변호사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된 문제이다. 대학의 현실적인 수요를 무시해서는 안되고, 높은 수준의 법률전문가가 많이 필요로 한다는 점 등이 국회에서 법안 심의때 걸러질 것이다. 의원들이 자기 지역에 있는 대학을 위해 정책적 노력을 할 테니 적절한 선에서 절충 되리라 본다. 대학들이 로스쿨 유치만을 목적으로 경쟁적으로 시설 투자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시설 등 외형적인 기준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에 중점을 두고 심사할 계획이다.”

- 경영전문대학원 준비는 어떻게 되가나. 의학전문대학원은 일부 ‘2+4제’ 도입 방침을 밝혔는데.

“경영전문대학원은 교지 및 교사 소유, 관련학부 및 특수대학원 폐지 조건 등을 완화하려고 한다. 대신 이수학점과 교원 등 질적 기준은 강화하고, 인가후 평가인증제와 정보공시제를 통해 질을 관리해 나갈 것이다.

‘보장형 2+4제’ 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서울대는 허용 비율을 75%까지 요구하는 반면, 전환 대학들은 학사운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일부 대규모 대학을 제외하고는 채택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미전환 대학의 추가 전환을 ‘2단계 BK21 사업’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2+4제’의 도입은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하려고 한다.”

▲ 김진표 교육부총리

- 사립학교법 개정 논란이 큰데, 교육부 입장이 뭔가. 정치권의 결정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학 운영이 지금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집안싸움으로 한번 분쟁이 일어나면 십여 년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사립대의 재단 기여율은 5% 미만으로 거의 모든 사학이 등록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학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우리만의 독특한 운영구조를 갖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계 각국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지배구조를 가져야 국립대와의 경쟁뿐만 아니라 외국대학과도 겨룰 수 있다. 여야가 오는 19일까지 협상을 벌이기로 했는데, 원활한 개정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물밑에서 합의를 만들어내는데 노력하고 있다.”

- 한계 사학의 퇴출 문제는 어떻게 추진되나.

“한계 사학을 정리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일부 있다. 설립자에게 재산적 이익을 돌려달라는 인식을 깔고 하는 주장인데, 간단치 않다. 재단법인을 만들어 출연을 하면 재단의 재산은 이미 출연자하곤 관계가 없다. 사립 중·고교는 재산을 출연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전제로 실패한 사학들을 정리했다. 중·고교는 교사 봉급을 정부가 주니까 학교를 정리하지 않으면 세금에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재산이 적기에 출연금을 돌려주더라도 정리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반면 대학은 덩어리가 크다. 설립후 2·3세대로 거치면서 여러 형태로 집안싸움도 있고 어떻게 누구에게 돌려주느냐 간단치 않다. 사립대의 해산·합병 제도 보완과 자발적인 구조개혁 지원을 담은 ‘대학구조개혁특별법’은 국회에 계류중인 사학법이 처리된 이후 법 개정을 통해 도입할 계획이다. ”

- 법인화하는 국립대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했는데, 구성원들의 반발이 크다.

“정부부처와 같이 운영되는 현 시스템으로는 국립대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기에 특수법인화를 포함한 운영체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거점대학 역할을 전제로 대학 회계의 독립성을 부여하고, 다양한 지배구조 모형을 개발해 책임운영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강제할 생각은 없다.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되, 법인화 등을 추진하는 대학을 지원하는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학운영체제 개선 협의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상정하려고 한다.”

- 교수단체는 지난 5월 개정된 교육공무원법이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국립대 총장 선출에 대한 입장은.

“대학 총장의 지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추천위원회 등을 통해 학내외의 유능한 인사를 물색해 총장으로 모실 필요가 있다. 직선제로 후보를 추천할 경우, 선거관리를 선관위에 위탁하도록 한 것은 과열 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장치이다. 미국, 영국 등이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일본 등의 대학도 최근 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꿨다.”

- 지방대를 가보면,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게 심각할 정도다.

“특성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교육 여건이 바뀌었는데 지방이나, 서울이나, 작은 대학이나, 큰 대학이나, 똑같이 백화점식으로 모든 학과를 다하려다 보니까 문제가 많다. 모 지방사립대의 경우 경제학과에 교수는 20명이 있는데 대학원생이 한명이라고 한다.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반증 아니겠는가. 특성화는 그 대학이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 실험실도 짓고, 교수도 더 많이 뽑고, 학생도 더해 집중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학을 만들지 않고는 견뎌내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 교수는 많은데 학생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학생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지극히 당연하다. 지금 50대 교수들은 전국민 중 5% 안에 들어가서 대학에 간 사람들이다. 대학 진학률은 70년대 5%에서 90년에 29% 밖에 안됐다가, 지금은 82%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대학을 필수적으로 거쳐 직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사회 수요에 맞는 일자리에 맞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나눠서 가르쳐야 한다. 예를 들어 작은 규모의 대학은 석·박사 과정을 없애고 학부생만 특성화해 최고 학사를 배출한다든지 자신만의 특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대학 교육비의 민간 부담률이 매우 높다. 재정 확충 방안은.

“사립대 기부금 면세 범위를 내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75%로 확대해 연 6천억원을 민간에서 추가로 확보하고, 주문식 및 맞춤형 교육 비용은 1백% 과세특례인정을 추진중이다. 2006년 이후 정부 R&D 예산 4조7천억원 가운데 1~2조원을 교수 연구개발비 등으로 대학에 추가 투자를 유도하고, 타부처 인적자원개발 예산을 인력양성과 연계해 대학에 지원하려고 한다. 또 산학연 클러스터 운영을 통해 대학과 자치단체, 기업의 재원 공동 부담을 확대해 6백35억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국립대 국유재산수입의 직접 사용방안을 제도화해 연 8백4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 처음 교육부에 왔을때 마음먹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나.

“대학 개혁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교육은 대학에서 멀어질수록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 있다. 산업계의 양적·질적 불일치를 해결해 인적자원의 수준을 높이고, 고교 이하의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것 모두가 대학 개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동안 특성화와 구조개혁을 재정지원 사업으로 유도해 왔고 부분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게 한번하고 중단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꾸준히 일관성 있게 몰아붙여야 되고 그 마지막 단계에서 국립대 운영체계를 개선하려고 한다. 국립대가 선택해서 하되, 선택하는 대학은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대학 사회가 질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하겠다.”

정리=조양희 기자 yanghee@unn.net

사진=장회정 객원기자 news@unn.net

조양희 기자 (yanghee@unn.net) | 입력 : 05-10-10 오후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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