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대학행정

목록
프린트 스크랩
캠퍼스 대변신이 시작됐다 <5> - 3. 에코캠퍼스 구축에 앞서
숭실대학교-한국대학신문 공동기획 <5> 특명, 지속 가능한 개발
[기고] 박수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최근 환경과 경관의 중요성이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청계천 복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APEC 회담장의 아름다운 전경과 조경에 대해서도 칭찬의 목소리가 자자하다.

도심에서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고층건물들의 모양새와 조경은 감탄사를 자아낸다. 과거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마구잡이로 지어졌던 건물과 도로가 흉물로 간주되면서, 아름다운 건축물과 조경이 필수로 간주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추세속에서 대학도 예외는 아닌 것같다.

각 대학들마다 대학을 상징할 수 있는 독창적인 건물들이 들어서고, ‘아름다운 거리’, ‘걷고 싶은 거리’ 등의 이름을 가진 조경공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학의 담장을 없애면서 지역과의 거리를 좁혀보겠다고 나선 대학들도 있다. 이런 변화는 언제부턴가 ‘친환경적 캠퍼스’, 혹은 ‘에코캠퍼스’라는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고 있다.

과거 건물짓기에 급급했던 대학의 모습과 비교한다면, 우리 대학들이 환경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 평가에만 머물기에는 뭔가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여기서 ‘에코캠퍼스’ 개념의 발달역사를 잠시 살펴보자. 이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 탈르와르 선언(Talloires Declaration)이었다. 당시 환경파괴에 대한 위기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전세계 22개 대학의 총장들이 모여 대학이 환경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는 선언을 하였다. 그리고 2년 뒤 브라질 리우에서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이 인류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이념이라고 규정하고, 이 개념의 확산을 위해 대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후 탈르와르 선언에 가입한 대학들이 점점 늘어 2004년에는 300개 대학이 되었고, 유사한 선언과 국제적 협력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제 국제사회에서 에코캠퍼스는 대학이 추구해야할 너무나도 당연한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탈르와르 선언과 그 이후의 많은 선언들을 살펴보면 ‘아름다운’ 캠퍼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목을 찾기는 쉽지 않다. ‘에코캠퍼스’의 핵심적인 주장은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이론과 기술의 개발, 그리고 대학구성원과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적극적인 교육이다.

대학은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일반인들에게 ‘지속가능한 발전’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홍보해야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은 졸업 후 사회 각분야에 진출하여 그 사회 전체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논리다.

얼마전 서울대에서 학생과 직원, 교수들을 상대로 환경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 응한 응답자들은 대학의 친환경성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에서 낙제점을 주었다. 하지만 정작 환경을 개선해야될 책임은 대학본부와 정부가 져야한다는 응답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환경에 대한 강의나 기타의 교육기회에 접한 경험이 20%를 밑돌고 있다. 그나마 교육의 내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였다. 한 대학의 사례로 전체대학에 대해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이 조사가 우리 사회의 ‘에코캠퍼스 운동’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대학의 환경이 불만족스럽지만,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대학구성원들의 참여의지가 얼마나 높은 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환경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얼마나 형성되어 있나?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최고의 교육기관으로서 환경개선에 대해 과연 어느 정도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나?

‘에코캠퍼스’의 구호 속에 벌어지는 일들이 최근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외모지상주의와 궤를 같이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성형이라는 수단을 통해 쉽게 자신의 신체를 고칠 수 있고, 명품이 걸쳐야 떳떳해진다는 생각.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내적인 성숙이나 지식이 없다면, 그 외모만을 가기고 아름답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대학본부가 주도하는 대학캠퍼스의 일방적인 성형보다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조금씩 꾸며가는 대학의 모습이 진정한 의미의 ‘에코캠퍼스’가 아닐까?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5-11-26 오전 10:42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