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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가 인기없는 이유'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근 '참여정부가 인기가 없는 이유'에 대한 나름의 진단을 내놓아 관심이 모으고 있다. 청와대는 이 실장이 지난 23일 자신의 고향인 전남 장성군에서 주최한 장성아카데미 초청특강에서 '참여정부의 리더십'이라는 제목으로 한 강연록을 25일 청와대 브리핑에 게재했다.

이 실장은 권력기관의 정상화, 당정분리 등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 탈피, 돈 안들고 깨끗한 선거.정치문화 구현, 지역균형발전 추진 등 참여정부의 성과 등을 열거하면서 "이런 얘기를 다 하고나면 '야 그렇게 잘하는데 왜 인기가 없느냐' '지방선거때 왜 여당이 참패했냐'는 질문을 듣는다"며 비우호적인 여론 현실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참여정부를 비판하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참여정부를 포퓰리즘 정권이라고 공격했다"며 "그런데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다는 포퓰리즘 정권인데 인기가 없으니 저도 답답하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인기가 왜 없느냐"고 자문(自問)한 뒤 "솔직히 말하면 재미없는 정권이기 때문"이라고 자답(自答)한 이 실장은 "국민을 재미있게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와 민생"이라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경제는 잘하고 있는데 민생은 만족스럽게 하지 못하고 있고, 불만이 많다"며 '경제'와 '민생'의 구분을 통해 참여정부의 인기가 떨어진 '구조적'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잘 나가고, 주요 업종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는 등 세계 10위 수준의 경제규모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민생'이 고달픈 이유를 "97년 IMF 환란의 후유증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전반은 그런대로 가고 있는데 민생이 어려워지고 서민들의 추위가 더 느껴지는 구조"의 한 예로 그는 "97년 IMF 직전 57만명이던 실업자가 IMF 직후인 98년초에 150만명으로 1백만명이 늘어났고, 이 사람들은 계속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대거 비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자영업으로 갔다"며 택시기사(97년 22만대→작년 25만대), 화물트럭(97년 207만대→작년 310만대) 급증을 수치로 제시했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그 와중에 승용차는 계속 늘어가니 택시경기는 좋을리 없다"고 지적한 이 실장은 "사무만 보던 은행원들이 나와서 서울시 변두리에 음식 장사를 시작해 음식점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며 자영업자의 급증 현상도 강조했다.

이 실장은 "결국 따지고 보면 IMF 이후 경제가 위축되면서 과잉 구조가 만들어졌고 그 구조가 민생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든 것"이라며 "택시기사, 트럭, 용달업, 음식점 하시는 분들은 '도대체 수출이 5천억, 6천억달러 되면 뭐하나' 'GNP가 작년에 1만6천달러가 됐다는데 나하고 무슨 관계냐' 이런 불만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한쪽에 무너진 서민들이 급증하는 와중에 다른 한쪽에서는 98년 IMF 직후 309만명이던 해외여행자수가 지난해 1천8만명에 이르는 수치에서 보이듯 IMF 이후 신자산층이 형성되는 양극화 현상이 또 하나의 구조적 흐름임을 지적했다.

더불어 ▲교육비 부담의 증가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양로비 부담의 증가추세 등도 서민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는 또 다른 구조적 이유들로 꼽았다.

이 실장은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참여정부가 하는 작업은 이런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라며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 대비라는 정책 목표를 강조하며 "이 구조는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고 5년, 10년 계속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는 이제 단순한 성장일변도로만은 안된다"며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되도록 사회적 지출, 복지지출을 늘려야 하고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실장은 "그런 수준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감내할 것은 감내해야 하며, 우리는 지금 그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참여정부가 양극화 해소하겠다고 하니까 세금폭탄이니 하면서 세금논쟁만 불쑥 부각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가 당장 국민 인기나 얻는데 집착하거나 정권을 다시 잡는 것에 연연하면 그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고, 국민들 듣기에 좋은 이야기만 하고 다니면 된다"며 "그러나 우리 미래를 생각하면, 국민 모두에게 조만간 닥칠 민생의 구조적 어려움을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가 없고, 또 그래서 인기가 없을 수도 있다"고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은 펴지는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이 실장은 "참여정부는 당장 인기없는 정책이라도 국가의 미래와 민생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원칙을 가지고 추진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라고 말을 맺었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6-06-25 오후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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