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대학인 2백16년 역사의 노스캐롤라이나대는 최근 창립 초창기 수십년 동안 흑인 노예들을 고용했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공개했다.
제임스 뫼저 총장은 "노예와 자유 흑인(노예가 아닌 자유로운 신분의 흑인)들이 이 학교를 건설했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솔직할 필요가 있으며, 흑인들의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고문서학자들은 1789년에 설립된 이 대학의 초창기 1백년 역사를 조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흑인 노예가 학교 캠퍼스 건물을 짓는데 동원됐으며, 일부 교직원들이 노예를 소유했다는 내용의 문서와 사진들을 찾아냈다.
학교는 '노예제와 대학의 설립: 알려지지 않은 영웅들을 기념하며'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어 학교의 어두운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 편지, 서류 등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에 출품된 한 편지에서 이 학교 초대 법대 교수의 한 부인은, 남편에게 학장이 '해리'에게 일을 시키고 싶다고 요청해서 "언제든 해리를 고용살이로 내보내겠다"고 약속했다고 알리는 글을 썼다.
앨라배마대 이사회는 지난해 남북전쟁 전 수년 동안 대학 캠퍼스에서 혹사당한 노예와 교직원이 소유한 노예의 후손에게 사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대학은 캠퍼스에 있는 두 노예의 묘지 근처에 기념비를 세웠다.
로드아일랜드 브라운대 산하 한 위원회도 노예 매매와 관련된 학교의 과거 역사를 조사하고 있으며, 학교측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책임 질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올 가을 학기가 끝날 때쯤 위원회의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위원회 의장이자 역사학 교수인 제임스 캠벨은 "우리는 확실히 인종차별의 지속적인 패턴을 가진 사회에 살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 역사와 관련 있다는 데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노예제에 대한 정보는 상당 부분 은폐돼 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대학이 노예 거래와 관련돼 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하버드대 법대 교수인 찰스 오글리트리는 노예제에 연루된 역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난 학교들은 어떤 식으로든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의 JP모건 채이스, 샬럿의 와코비아 등 일부 은행과 금융회사들은 노예제와 관련된 과거 역사가 밝혀진 후 흑인 학생 장학금 등의 명목으로 흑인사회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