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30일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방침을 밝힘에 따라 대학간 유치경쟁이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각 대학들은 한의대 유치를 겨냥해 조직한 태스크포스팀 등을 중심으로 시설, 교육과정 준비 등에 총력을 모은다는 방침. 일부에서는 로스쿨 경쟁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지는 교육부의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계획 발표에 따라 30일 대학별 한의학전문대학원 준비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현재 의대나 의·치학대학원이 설치돼 한의학전문대학원 신설이 가능한 지방 국립대는 강원대, 충남대, 충북대, 경상대,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부산대, 제주대 등 9곳이나, 제주대는 한의학 전문대학원 유치에 뜻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강원대
강원대는 최현섭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강원대-삼척대 양 캠퍼스와 지역인사를 위원으로 하는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를 구성, 사활을 걸었다.
이영련 기획처장은 "강원대는 특히 올해 초 삼척대와의 통합을 완성, 구조개혁 실적을 낸 점이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에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또 옛 삼척대가 사양산업인 석탄산업을 대체할 산업으로 한방보건복지 특성화를 내걸고 산업자원부로부터 1,200억원을 지원받아 도계에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 경북대
경북대는 최근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발족시켰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자문회의 구성 준비모임을 갖고 의대 여론수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의대 교수 다수가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에 반대하는 데다 9월1일자로 총장과 주요 보직교수가 교체돼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태스크포스팀 위원장을 맡은 최무혁 기획처장은 "9월1일자로 신임총장 임명으로 보직인사가 예정돼 TF팀 위원장도 바뀔 것"이라며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준비된 사항은 없지만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상대
지난 96년 국립대 중 처음으로 교육부에 한의대 유치를 신청한 바 있는 경상대는 '한의학전문대학원' 설치 방안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경상대는 진주시, 산청군과 함께 한의대 유치위원회를 구성했고, 산청군은 '전통한방휴양관광지' 조성 차원에서 경상대가 한의대를 유치하면 부지 9만여평을 무상 제공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에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 경쟁이 본격 개시되면 이 공조체제가 다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도 경상대는 최근 의대가 새 건물을 짓고 이전함에 따라 옛 의대 건물을 한의학전문대학원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대구한의대와 협정을 맺는 등 한의대 유치에 따른 노하우 전수를 준비해왔다.
창원대와의 통합 성사 여부도 관심사. 그러나 통합이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는 별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찬용 기획처장은 "현재 통합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나 마찬가지로 이와 연결해 한의대를 유치한다는 것 어렵다"며 "통합은 통합대로 논의하되 한의학 전문대학원은 유치는 별도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남대
전남대는 여수대와 통합을 완성한 올해 초 교육부가 여수에 한의대를 설립해주기로 약속했음에도 원점에서 경쟁하게 된 상황이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서종석 기획협력처장은 "지난 3월 여수캠퍼스 입학식에 참석한 김진표 전 교육부총리가 공개석상에서 여수에 한의대 설립을 약속한 바 있다"며 "이를 지역에 대한 약속으로 알고 있었는데 교육부가 이제 모든 것을 백지화하고 원점으로 돌리려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전남대는 여수대와의 통합시 여수에 한의대를 신설키로 했으며 이에 따라 양교 통합과 동시에 태크스포스팀을 가동하는 등 한의대 유치를 준비해왔다.
서 처장은 "여수캠퍼스에는 이미 한의대를 위한 건물도 마련돼 있다"며 "지난 6월 한의대 설치를 위한 타당성 보고서를 마련해 교육과정 등 세부내용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초 당초 2+4체제의 한의대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기 때문에 4+4 전문대학원 체제에 맞도록 교육과정을 일부 수정할 방침이다. 학생 선발도 의·치학전문대학원이 채택하고 있는 '의·치학입문검사' 식의 별도의 과정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밖에도 전남대는 태스크포스팀에 기존 한의대 설치 대학인 원광대 교수를 위원으로 위촉하고 전남지역 한의사협회와도 협력관계를 맺는 등 네트워킹을 강화했다.
◆ 충남대
충남대도 두 달 전부터 한의학전문대설립추진위원회를 가동중이다.
충남대는 특히 대덕R&D특구에 한의학 연구소나 카이스트 등과 연계가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해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한다는 계획.
이석구 기획부처장은 "충남대는 기본적으로 의대가 있는 문화동 부지가 넉넉하고 대덕특구와 카이스트 등이 인접해 있어 한의학, 자연과학의 연구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며 "일단 교과과정을 양의학과 한의학이 융합될 수 있도록 하고 교육과 진료, 교육과 연구, 진료가 연결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팀 news@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