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칼럼/이슈 홈

목록
프린트 스크랩
대학원 교육, 이대로 좋은가? (I)
이정규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 객원교수/본지 전문위원
한국의 대학원 교육, 과연 이대로 좋은가? 많은 식자(識者)들과 고등교육 관련 당사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새로운 추진력으로서 대학원의 역할과 기능 혁신을 주창함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진일보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몇 년 동안 정부는 대학(원)의 연구개발 역량을 고양시키기 위하여 ‘두뇌 한국 21’ 사업을 펼치고, 대학 정원 운영의 자율화를 점진적으로 촉진하고, 사이버 원격교육 시스템 확충을 지원하고, 나름대로 대학의 재구조화와 특성화를 유도하고, 고등교육의 국제화를 추진해 왔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대학당사자와 대학원교육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왜 그럴까?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과 추진 전략 및 시책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대학행정가들이 스스로 변화의 촉진자나 여론의 선도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아서 일까? 교수들의 무사안일과 기득권 고수를 위해 급격한 교육혁명을 원치 않아서 일까? 아니면 학생들의 ‘적당주의’에 온존한 안일한 사고방식과 우리 사회 깊이 뿌리박힌 ‘학력?학벌주의’에 기인한 ‘학력?학벌병’ 때문일까?

한국의 대학원 교육이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큼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로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고등교육 관련 당사자들의 변화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와 현실 안주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역대 행정부는 무소불위의 일방적인 힘으로 대학을 통제?감독함으로써 대학의 자율성과 다양성 그리고 특수성을 강탈하였으며, 불과 몇 달 혹은 몇 년 앞도 예시하지 못하는 교육정책입안가의 좁은 안목으로 인하여 교육정책이 일관성을 상실함은 물론 거듭되는 시행착오를 유발하였다.

국가의 공권력과 법제도에 권한의 범위가 위축된 대부분의 대학행정가들은 교육부의 눈치를 살피거나 비위를 맞추어 가며 교세 확장과 재정 확충에 급급하여 백화점식 학과 증설과 무분별한 입학증원을 부단히 시도하고, 입학전형 방법과 지원조건을 완화하여 학생 끌어 들이기에 급급하였다.

그런가 하면 일부 교수는 느슨한 교과과정을 적당히 편용함으로써 대강 가르치고 적당한 점수를 주는 지략(?)을 익히는 한편, 각종 행사와 줄서기에 앞 다투어 나아감으로써 적당히 연구하면서도 ‘철밥통’을 보존할 수 있는 교묘한 이치(?)를 터득하여 왔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편승하여 변칙과 요령에 능한 학생들은 쉽게 공부하면서도 사회진출과 출세에 도움을 주는 신임장을 손에 쥘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전수하여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하여 상당수의 대학원은 진리를 탐구하고 고도의 전문 지식을 익히는 최고의 학문의 전당이 아닌, 아무나 등록금만 지불하면 들어 갈 수 있는 소위 ‘숙박(석?박)기관’으로 혹은 대졸실업자의 ‘임시 대피처’로 전락되고 말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들 기관의 대학행정가들은 학생을 ‘돈 보따리’로 보고 ‘졸업장병’에 걸린 학생들에게 학위증을 남발하기에 급급하고, 이런 대학의 교수들은 학생을 그들의 ‘철밥통’을 지켜주는 ‘파수꾼’으로 간주하여 학점 선심을 베풀며 졸업 논문에 그럴듯한 서명(signs)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그 자리를 보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은 한 학기마다 수 백 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지불하면서도 전공분야 전임교수들로부터 다양한 전문지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 접근조차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위논문작성 시 제대로 논문지도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도 ‘학위증’이나 ‘졸업장’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은 부실한 커리큘럼이나 강의에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학기마다 거금을 헌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의 대학원 교육은 파행을 치닫고 있으며 각가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혹자는 일반대학원은 그렇지 않다고 말할는지 모르나 지도교수의 ‘종노릇’을 하는 일반대학원생이나 부득이한 여러 사유로 인하여 특수대학원을 다니면서 거액을 정기적으로 헌납하는 딱한 대학원생이나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학문을 탐구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오십 보 백 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학원 교육의 제고를 위한 정책방안이나 추진전략은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이미 수차례나 제시되었다. 전문성과 지성을 겸비한 양식 있는 교육정책입안가나 대학행정가 및 교수들은 그 해결 방법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젠 옳고 필요한 방안을 선택해서 충실하게 이를 실행할 때이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4-05-24 오전 11:05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Thot 교수님 잘 읽었습니다. *^^* 2004-07-01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