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문 의원 주최로 지난달 30일 사학연금관리공단 세미나실에서 열린 ‘권역별 국립대 통합'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한 백종국 경상대 기획처장은 “전국의 48개 국립대 중 전문대를 제외한 43개 종합대·산업대·교육대를 10개 권역별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대통합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 방안은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을 중심으로 권역내 국립대가 통합을 한후 학생수와 재정지원을 서울대 수준으로 맞추면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있을 뿐더러, 대학별 특성화와 수도권 집중 완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부산권역의 경우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밀양대, 부산교대를 합치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서울대와 비교할 때 교수는 3백70명, 직원은 2백14명이 더 많으며, 서울대 학부생 수준으로 정원을 줄이면 15만명의 정원을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 처장은 권역별 대통합에 반대하는 국립대는 특성화된 분야를 육성하는 공립대로 법인화하고, 평생교육을 목표로 하는 초급대학을 자치단체들이 자유롭게 설립하게끔 하자고 주장했다.
즉, 국가가 운영하는 권역별 10개 국립대(4년제)는 연구중심과 의·치의학, 법, 건축, 교육학 등 전문대학원을 운영하며, 광역자치단체가 운영주체인 공립대(2~4년제)는 특성화분야와 직업교육을,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초급대학(2년제)은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담당하도록 하자고 제시했다.
그는 “통합과정의 갈등, 인센티브 부여식 통합유도가 역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며 “법제화를 통해 권역별로 국립대 대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이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백 처장은 “법인화의 다른 대안으로 나온 것”이라며 법인화와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토론자로 나선 홍성표 충남대 기획처장은 “교육부가 추진한 국립대 통·폐합을 보면 재정지원은 유인책이고 특성화가 목표인데, 실제로는 재정 지원을 바라는 통합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중복학과를 양쪽 대학에 두고 운영하는 게 단적인 예로 이래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 처장은 “원하는 대학은 뭉치고, 원치 않은 대학은 공립대로 가자는 것은 선택을 해야 하는 대학의 입장에서는 강력한 법”라며 “1도 1대학이 실현되려면 구조조정을 얼마만큼 지원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지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대도 1도 1국립대를 모델로 공주대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대전·충남권의 대학을 아우르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다”고 전했다.
유금록 군산대 교수는 “학교 대 학교로 통합하려니 어려운데, 학부(과)나 개인별 교수 이동의 길을 터줘야 한다”며 “중소대학이 갖는 흡수통합에 대한 피해의식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역별 대통합의 경우 추진상황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적용하고 평가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켜야 한다”며 “재정자립이 안되는 도 단위에서 대학을 운영하기는 어려운 만큼 한시적으로는 국가에서 재정지원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송희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장은 “국립대 구조개혁은 구성원이 주체가 돼 추진해야 한다”며 “최근 국교련이 제안한 ‘국립대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이태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기관본부장도 “통합과 정원 감축으로 열악한 국립대 규모를 더 줄이면, 사실상 비인기학문이 퇴출되고 국립대 공공성은 더 후퇴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