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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대 6년제 시행 의미와 전망
의대 측 강한 반발 예상... 약대· 한의대, 구체적 행동 요구
보건복지부가 ‘약대 6년제 전환’을 공식 발표하면서 제2차 한∙약 분쟁까지 우려됐던 의약계 갈등이 일단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하지만 의대 측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약대와 한의대 학생 및 교수들도 추상적인 합의보다는 구체적인 실천이 더 중요하다며 보다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태다.

따라서 ‘약대 6년제 시행’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직능단체 간 갈등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입장이다.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이번 사태가 극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의사 측이 주장한 약사법 개정안을 약사 측이 수용했기 때문.

그동안 한의사 측은 한의사가 한약조제를 전담할 수 있는 약사법 개정이 먼저 필요하다며 ‘약대 6년제 시행’을 적극 반대해왔다.

하지만 강윤구 복지부 차관, 대한한의사협회 안재규 회장, 대한약사회장 원희목 회장이 지난 20일 심야 회동을 갖고 한약조제는 한약사만이 전담하도록 약사법 개정을 연내 추진키로 합의함에 따라 결국 ‘약대 6년제 시행’이 타결됐다.

양 측은 합의문에서 “약대 6년제 추진이 통합약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한약분쟁 이후 양 단체의 반목과 갈등을 해소한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약대 측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학제개편 등 교육부의 확답을 들을 때까지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국약학대학학생회협의회(의장 최우성 대구가톨릭대 약대 학생회장·이하 전약협)는 동맹휴업 및 오는 22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예정된 상경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한편 이날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우성 의장은 “보건복지부의 결정 사항이 교육부로 이관되는 절차가 남은 상태”라며 “긍정적으로 해결될 전망이지만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확실한 입장을 들을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의장은 “동맹휴업 등 현 사태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영택 한국약학대학협의회장(덕성여대 약대 학장) 역시 “한의계와 약계의 합의에 환영하지만 교육부 결정까지 신중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대 6년제 시행 반대’를 주장하며 지난 16일부터 제2차 동맹휴업에 들어갔던 한의대생들은 합의안이 알려진 뒤, 긴급 학생회장단 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의대학생회연합회(의장 서정복 동의대 한의대 학생회장) 한 학생은 “공식 입장은 오늘 오후 정도에 나올 것”이라면서 “만일 합의안에 찬성해 동맹휴업을 철회한다 하더라도 다시 총투표를 실시해야 하므로 시일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의대 학장들은 무엇보다 정부가 앞으로 합의사항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기존처럼 합의에만 그치는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

신흥묵 동국대 한의대 학장은 “약대 6년제 인정에 따른 약사법 개정에 대해 보건복지부나 정부가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국가 경제나 산업을 위해 한의학에 대한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안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역시 의대. 그동안 한의대와 함께 '약대 6년제시행' 반대를 주장하던 의대의 경우, 한의대처럼 약대와의 갈등요소가 해결된 것이 없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강한 반발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의사협회(의협·회장 김재정)는 지난 14일 "추진목적이 불분명하고 정책 효과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약대 6년제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것은 물론, 약사와 한약사 업무구분∙약사의 불법진료 방지 등 현행 문제점을 먼저 개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의 2007년 약대 6년제 시행 방침과 관련 회의를 소집하고 오늘 중으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또 전국의과대학학생대표자연합(전의련·의장 차민수) 역시 21일 전체회의를 소집해 약대 6년제 시행 방침에 대한 의대생들의 공식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차민수 의장(포천중문의대 본과2)은 “약대 6년제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국민여론을 모으고 의료계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밀어붙이기식으로 시행된다면 우리의 입장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의련은 지난 4일 전국 의대생을 대상으로 약대 6년제 시행 찬반투표를 실시, 의대생 84%가 약대 6년제 시행에 반대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개국약사와 병원약사의 역할에 대한 정의 △임상약학의 내용 공개 △약대 6년제 시행에 따른 커리큘럼 △약사의 명확한 역할 규정과 관련된 법개정 등을 주장했다.

더욱이 이들은 최근 정부의 무리한 약대 6년제 강행시 수업거부와 같은 집단행동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합의안에 대해 의대 측의 강한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영∙김미경∙정성민 기자 news@unn.net>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4-06-21 오후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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