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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참여정부 교육부 개혁론 왜 나오나(1)
'어정쩡한 자율' 명확한 정책·과감한 투자로 해결 봐야
잦은 장관교체…교육현장 정책 불신 '큰 문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학개혁을 주문하고 교육부총리가 연일 구조조정을 강조하고 있는 마당에 교육계에서는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교육당국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출범 2년만에 세 명의 수장을 갈아 치우고 경제관료 출신을 교육부총리에 영입할 정도로 지난한 과정을 걸어온 참여정부의 교육개혁 성적표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열망과 실망의 악순환?’

행정개혁시민연합이 지난 2월 교수, 연구원, 시민단체 활동가, 기업인 등 각계 전문가 3백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참여정부 2년 정책평가 결과에서 ‘교육개혁’분야는 꼴찌를 기록했다.

교육개혁의 효과성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 응답이 69.7%에 달했으며, 5점 척도를 기준으로 한 점수도 평균 2.06점으로 가장 낮았다. 정책 이슈별 평가에서도 대입제도 개선(1.92점), 공교육 내실화(2.07점), 대학경쟁력 강화(2.18점), 교육시장개방(2.50점) 등 모든 항목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가 지난달 8일 개최한 ‘참여정부 2년 평가와 3년 전망’ 심포지엄에서는 과연 교육개혁 의지가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한만길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잦은 장관 교체가 말해주듯 교육개혁의 기본방향이 모호하고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력사업으로 펼친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EBS 수능강의라는 단기처방에 매달려 근본 대책인 학벌타파나 대학 서열구조 완화 정책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 한 연구위원은 “중앙집권적인 구조를 자치, 분권의 형태로 개편해야 한다”며 “균형과 복지라는 인수위의 개혁 청사진을 놓고 교육과제를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지난 2년은 개혁추진체계와 지도력의 부재가 정책관리 문제점을 노출한 시기”라고 평가하고 “상처받은 지도력을 추스르고 정책 수행에서 ‘성공의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청와대-교육혁신위원회-교육부가 개혁의‘삼각편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교육문화비서관은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고 혁신위는 정책조정자 역할을 강화하며, 교육부는 개별 정책이 국정이념 기조에 맞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지난달 25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EBS 수능강의 등 사교육비 경감과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마련, 지방대학 육성 등 산학협력 활성화 등을 주요 성과로 꼽으며, 취약한 대학 경쟁력을 확보하고 교육복지 확충과 인적자원개발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성은 교육혁신위원장은 “교육현장에서는 장관이 바뀌면 이전에 추진하던 정책은 끝난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장에서 느낄 수 있도록 후속조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올인’대학 구조조정 방향은 맞나

양적으로 팽창한 한국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구조조정 해결사’로 등장한 김진표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대학구조개혁 추진본부’현판식을 가졌다.

오는 2007년까지 국립대 15곳 축소라는 달성 목표를 제시한 교육당국이 지지부진한 대학 통·폐합 작업이

속도를 내도록 진두지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당근과 채찍’ 작전으로 재정지원 돈줄을 구조조정 실적과 연계한다는 방침을 재차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벌써부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데 이견이 없으나 위로부터의 타율적인 개혁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당장은 대학들이 낮은 포복을 하겠지만 밑천이 드러나면 유아무야되지 않겠느냐”, “장관이 바뀌면 정책이 또 바뀌지 않겠느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섞여 있다.

한상권 덕성여대 교수는 “대학개혁에 ‘외적동력’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하더라도 ‘산업’과 ‘효용성’ 논리를 강조하는 방향은 성과보다는 부작용이 크다”고 우려했다.

학문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는 시장논리는 양극화 현상을 불러오며, 논문편수 등 양적 지표는 증가하더라도 질적으로는 척박해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구성원들의 자성을 일으켜 참여를 유도해야지 외적 힘에 의한 개혁은 한계가 있다”며 구조개혁 방향과 추진 철학을 재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진상 경상대 교수는 현재의 통·폐합식 구조조정으로는 대학 경쟁력이 제고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경쟁력을 갉아먹는 걸림돌은 ‘대학서열체제’라는 시스템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

정 교수는 “정부 정책은 대학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처럼 보일 뿐 별 효과도 없이 헛돈만 쓰게 될 것”이라며 “입시와 연계된 대학 서열체제를 손대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김영철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대학 자율을 바탕으로 한 구조조정’이라는 허울 좋은 입장을 취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든지, 아니면 대학자율에 맡겨야지 어정쩡한 자세를 취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김 위원은 정부가 주도하려면 정책을 명확히 하고 과감한 재정투자가 뒤따라야 대다수 사립대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구조개혁 사업비로 8백억원을 책정한데 이어 내년부터 2~5년간 매년 3천억원을 구조개혁 사업비로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단발성 사업으로 그쳐서는 결실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두뇌한국(BK)21 사업처럼 긴 안목을 갖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예산당국은 올해 책정된 8백억원도 사용내역을 본후 집행하겠다며 배정을 보류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김대기 사회예산심의관은 “구조조정은 고통이 따르며, 비용절감노력 없이는 무의미하다”며 “대학이 통합될 경우 남는 부지를 매각해 비용을 충당한다든지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입학자원 감소로 현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단순히 정원을 감축했다고 해서 예산을 줘서는 안된다”며 “올 사업비가 실효성 있게 집행돼야 내년 예산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5년, 10년 긴 안목으로 대학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교육부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기사 이어집니다>

조양희 기자 (yanghee@unn.net) | 입력 : 05-04-04 오전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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