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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광식 칼럼
손광식 칼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경향신문 경제부장, 편집국장, 주필 
문화일보 주필, 전무이사  / 문화일보 대표이사 사장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현재) 상지컨경영설팅(주) 회장, 인터넷신문 프레시안 고문

* 주요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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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관료(공저), 1979  / 거탑의 내막(공저), 1983 /  한국의 이너서클, 2002 

[손광식 칼럼] 상지경영 컨설팅 회장
[대학논단]강단에서 일어난 '태풍'
손광식 언론인 / 본지 논설위원
'학문적 자유 영역 넘은' 정치적 행태 전환에 책임
대학 강단에서 일으킨 바람이 사회를 흔들고 있다. 한 교수의 ‘학문적 지론’이 바로 태풍의 눈이 되었다. 당사자가 태풍이 일어나게 했는지 어떤 세력이 태풍으로 키웠는지는 여러 설이 분분하다. 어떻든 이 사안은 ‘사건’의 차원을 넘어 ‘사태’가 되었다. 자연, 사회적 관심사로 크게 확대되었다. 급기야는 검찰의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마찰을 빚어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여론은 역시 두 갈래로 나뉘어 날카롭게 대립한다. 진보세력은 ‘학문적 자유’를 바탕에 두고 논리를 전개한다. 보수세력은 이미 ‘학문적 영역을 넘은’ 국기문란의 정치적 행위로 규탄한다. 싸움은 이미 정치마당으로 번져 있다. 여야 두 정당 대표는 책상을 두드리며 공격이 한창이다. 사법적 재판 이전에 국민재판 마당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여부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문제의 교수의 문제의 논지는 새삼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논지의 핵심이 되는 한국전쟁의 규정이 과연 진실입증이 가능한가 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과 진실은 엄청난 낙차가 존재한다. 전쟁을 일으킨 쪽이 ‘통일전쟁’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진실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과학적 입증이 필요하다. 이제는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많은 자료와 문건이 공개되어있다. 통일전쟁으로 ‘보아줄 수 있다’와 통일전쟁‘이다’라는 단정적 규정은 다르다.

독립 이후의 남쪽 정권은 미국의 앞잡이이며 맥아더는 통일전쟁을 지연시킨 악의 존재였던가. 민족 주체를 강조한 나머지 잘못 짚어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파장이 ‘학문적 차원’을 넘은 정치적 행태로 나타난 것에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제로 인천 자유공원에서 사건이 벌어졌던 것이다.

사회적 통념과 질서를 넘어선 주장은 사회정서와 맞지 않을 때 이단의 낙인이 찍힌다. 그러나 그 속에 진실이 있고 진리가 깊이 뿌리내려 있을 때 무덤 속에서 살아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럴듯한 논리와 주장도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되면 무덤 속으로 사라진다. 사멸 직전의 이단은 반짝 할 때가 있다. 어떤 사이비 종교나 학문적 미신이 세상을 덮을 듯 할 때가 있다. 우리의 체험에 비춰보면 그것이 사멸 직전에 나타나는 징후였다는 사실이다.

문제의 논리가 극성을 떨고 국가의 정체성을 뭉개고 있다는 주장은 과장일 수 있다. 그만큼 정치적 이용가치가 있다는 판단일터이지만. 하지만 ‘학문적 차원’이라는 담장 속에 숨어버리는 것 역시 용인하기 어렵다. ‘관용의 악덕’이 숨어있다. “통일전쟁으로 일천만 명이 죽은들 어떠랴. 우리는 다시 ‘한 겨레’가 되지 않는가. 뒷날 그 희생에 대한 참회가 더욱 민족의 앞날을…” 했던 재야 지도자의 말이 떠오른다. 전쟁의 참화 위에 민족 이데올로기를 올려놓고 있다.

강단의 폭풍은 시대 환경이 빚어낸 것이다. 그것은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소멸하는 것이다. 그 책임은 지금처럼 사법부로 돌릴 것이 아니라 강단과 교수들이 맡을 일이다. 그래야 학문적 ‘자유’가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손광식 칼럼 | 입력 : 05-10-24 오전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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