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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서강을 위하여...2010 세계 100위 진입”
[인터뷰]손병두 서강대 총장
'40년 경영인 접고...서강대서 하나님께 봉사하는 삶'
'팀제 전환, 목표관리제(MBO)도입 경쟁력 전도사'
서강대 사상 첫 ‘비신부’출신 총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손병두(65) 총장은 40여년 경력의 경영인답게 재계의 경영기법을 대학에 도입, 철옹성’같은 경직된 학교 구조를 허물어 대학 경쟁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을 맡으면서부터 시작된 '무보수' 헌신 노동을 서강대에서도 계속 유지, 이 시대의 진정한 '사도’로 불리고 있다.

손 총장은 최근 본지와의 취임1주년 인터뷰에서 "하나님과 서강을 위해 남은 생을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기위해 서강대에 왔다”고 강조했다.

◆ 40년 경영인 접고...“남은생, 서강대서 하나님께 봉사할터”

손 총장은 2003년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끝으로 40여년의 직장 생활을 마감했다. 여생을 봉사하며 살기로 결심한 그는 2004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 회장과 세계 청년 봉사단 총재를 맡으며 경영인에서 ‘성직자’로의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재계의 ‘마당발’로 통하며 눈부신 활약을 보였던 손 총장에게 정치계와 재계의 ‘러브콜’이 잇따랐다. 이미 가톨릭 신자로서 남은 여생을 하나님께 봉사하며 살겠다 각오한 손 총장은 이같은 유혹에 눈과 귀를 닫았다. 대신 로마교황청 예수회 선교사들이 국내에 선교를 목적으로 설립한 서강대행을 택했다. 당시 서강대는 입시부정사건으로 류장선 전임 총장이 사표를 내는 등 혼란기를 겪고 있었다.

“취임하면서 서강대 캠퍼스를 둘러봤는데, 성모상이 없어서 즉시 성모상을 세웠어요. 서강대는 최근 총장 세분 모두 제 임기를 못 마치고 물러나는 불행을 겪었습니다. 구성원들의 패배의식과 냉소주의를 불식시키는 일이 급선무라고 판단했습니다”

◆ 연봉 ‘0’원 총장...‘자녀 결혼 축의금 3,000만원도 대학발전기금으로’

손 총장은 취임하면서 4년간 단 한 푼의 월급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대학가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기업에서나 볼 수 있었던 최고경영자의 이같은 확고한 의지 표명이 서강대 구성원들은 물론 대학가에 화두가 됐다.

4자녀를 둔 그는 지난해말 자녀의 결혼 축의금으로 들어온 3,000만원도 대학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각종 경조사에 보내는 화환 비용도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엄밀히 구분한다.

손 총장은 “여생을 봉사하면서 살겠다는 초심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연봉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강사료로 받는 돈 정도로도 처와 단둘이 사는데 충분하다”고 말한다.

◆ '팀'제 전환, '목표관리제(MBO)' 도입... 개혁 '드라이브'

대학 개혁의 첫 단추로 손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즉시 보직교수들과 마라톤 논의를 진행 ‘세계속의 서강’이라는 비전을 이끌어냈다. 2010년까지 5개 부문에서 세계 100위 안에 들겠다는 내용이다.

손 총장은 학교 조직의 경쟁력 제고와 학생들의 세계화에 초점을 둔 강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인 출신답게 그는 기업의 목표관리제(MBO)를 대학에 전격 도입했다.

손 총장은 지난 3월 교내 7개 대학장들과 올해의 사업계획 달성을 위한 MBO 계약서를 체결했다. 종전 허울뿐이었던 학장에게 '소총장'이라는 직책을 부여, 권한과 책임을 대폭 넘겼다. 동시에 이들 학장을 보좌할 행정팀을 신설, 업무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인사적체 등의 부작용을 보였던 ‘과’ 체제의 행정부서를 ‘팀’ 체제로 전환, 계장급의 핵심인력을 각 팀장으로 기용해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힘을 보탰다. 특히 타 대학보다 직급이 낮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최근 학칙 개정을 통해 직급을 일제히 상향조정하고 결제권한을 하향 이양해 책임경영 구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손 총장은 MBO 도입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지도를 가지고 떠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대학이기 때문에 평가시스템이 더욱 절실하다. 기업은 생산과 판매 등 실적을 계량화하기 쉽지만 대학의 경우 누가 열심히 하는지 누가 노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 “연내 1,000억 발전기금 자신있다”

손 총장은 “지금까지 160억원을 모았으며, 최근 대기업 한 곳으로부터 100억원의 후원금을 약속받아 조만간 기탁될 예정”이라며 “여기에 국제학사와 지하캠퍼스 건설에 소요되는 390억원을 민자유치사업으로 진행하는 등 전체적으로 650억원의 재정확보 효과를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연내 1,000억원 모금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1년간 학교 동문과 주변 인사, 기업 등으로부터 160억의 학교발전기금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과거 8년간 모금한 100억원 보다 많은 액수다.

◆ ‘영어졸업 인증제’, ‘전공과목 영어강의 의무수강제’ 등 국제화 교육 강화

손 총장은 졸업생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어졸업 인증제’, ‘전공과목 영어강의 의무수강제’를 실시하고 신규교수의 영어강의를 의무화하는 한편 기숙사에 ‘잉글리쉬 존’을 설치했다.

대외교류협력 증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취임 당시 54개에 그쳤던 해외대학 교류협정이 63개 대학으로 늘었다.

손 총장은 지난 6월 미국을 방문, 샌프란시스코대학과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보스톤 칼리지와는 법학전문대학원과 경영전문대학원에 대한 협력 교류를 약속했다. 미국내 가톨릭계 대학간에 활성화된 원격강의교류에 서강대가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 송도 20만평 캠퍼스 확보 목표.."지멘스 등과 ‘사이언스 파크’ 조성 합의"

‘작지만 강한 대학’의 탄탄한 이미지였던 서강대는 최근 경영대학원 설립인가를 교육부로부터 받아냈다. 로스쿨을 위한 교수 충원, 가톨릭대와 연계해 메디컬 스쿨을 추진하는 등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종합대학으로의 자리매김을 위해 경주하고 있다.

손 총장은 “국내외 기업들과 연구소 등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교내에) 땅이 부족한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독일의 지멘스와 송도에 ‘사이언스 파크’ 연구단지를 공동 추진하기로 최근 합의했다”고 밝혔다.

◆ “교육부 규제정책...대학 입장에서 재검토해야”

“기여입학제와 대학별고사를 금지하는 것이 어떻게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인가? 교육부가 대학의 입장에서 이를 재검토해봐야 한다”

손 총장은 “교육이 세계화를 향해 발빠르게 나아가고 있지만 (정부의 대학) 규제는 옛날 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학이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냐"며 교육부에 자율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데 비해 대학은 겨우 서울대만 세계 100위권에 드는 수준”이라며 “일일이 거론하면 한이 없지만 당장 입시제도만 보더라도, 논술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 가톨릭대 통합건...“양가 허락한 데이트..두개 법인으로 통합 검토”

가톨릭대와의 통합건에 대해 손 총장은 "양가 어른들의 허락하에 데이트를 하고 있을 뿐 결혼에 골인할 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법인이어야 한다는 관련법규가 걸림돌이다. 두개의 법인이 컨소시엄으로 할 수도 있고, 지주회사 형태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에 관련 법규의 유연한 개정을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가톨릭대와의 통합 필요성에 대해 “가톨릭대는 이공대가 없고, 우리는 의과대학이 없으므로 통합하면 서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서강대라는 브랜드와 가톨릭대를 결합할 경우 윈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손병두 총장과의 일문일답

- 대학을 기업의 스타일로 구조개혁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다. '대학은 산업이 아니다'는 지적이다.

“구조개혁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시행하기 전에 구성원들과 개혁 이유에 대해 충분히 협의했다. 기업 실적은 계량화가 쉽지만 대학은 누가 열심히 하고 누가 노는지 애매해, 대학의 평가제도가 더욱 필요하다. 교수들이 호응해줘서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교수와 직원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단과대학마다 사정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교수는 연구와 봉사 활동이 평가요소다. 여기에 학생들의 강의평가 점수도 더해진다. 기본적으로 매년 한차례 평가하나 학기말 중간평가를 통해 목표를 수정한다”

-구조개혁에 인원감축이 따르지 않나.

“외부 컨설팅 작업을 통해 50명 정도가 과잉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신규 채용을 잠정 중단하는 방식으로 적정 인원을 맞출 계획이다”

-로스쿨이 연기됐는데 차질은 없나?

“최근 13명의 법학 전문가를 교수로 채용했다. 하지만 건물을 신축하는 등 시설 투자는 하지 않아 문제는 없다. 오히려 종전 강사들에 의존했던 법학 수업을 교수로 대체, 수업 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로스쿨 관련법이 통과할 경우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 또는 용도 변경하는 형태로 시설 요건을 충족시킬 계획이다"

◆ 손병두 총장 약력

△65세 △경남 진주△경복고△서울대 경제학과△아더D.리틀대학교 경영학석사△한양대 경영학박사△동양방송 기획실 차장△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이사△제일제당 이사△한국능률협회 부회장△전경련 상근 부회장, 상임고문 △(현)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현)세계 청년봉사단 총재△(현)서강대 총장(2005.7~)

※인터뷰: 이경탑 본지 취재부장, 정리: 한용수 기자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6-07-23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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