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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모나리자 도난 사건의 예술사회학적 해석
카파로스 저·조일아 역 ‘나는 모나리자를 훔쳤다’
1911년 ‘모나리자’가 도난당한 사건이 있었다. 루브르 미술관에서 명화 ‘모나리자’가 감쪽같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2년 뒤 범인이 자수하고 도난품을 돌려주는 해프닝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진 사건이다. 소설 ‘나는 모나리자를 훔쳤다’는 도난 사건의 주범 발피에르노의 행적을 추적해 쓴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물.

수수께끼 같은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고 기상천외한 한 인물의 일대기를 좇는 일도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기지만, 이 작품은 인간의 정체성과 예술의 본질에 대한 녹록치 않은 질문도 담고 있다. ‘모나리자’를 모사한 위조화가의 변(辯) 속에 드러나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 대한 의문이 그것. 작품 속 위조화가 쇼드롱은 “인간도 예술도 영원한 것은 없다”며 “영원히 연장하기 위해서는 모방에 모방을 거듭해 시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리는 플라톤과 푸코의 철학적 성찰에까지 맞닿는다. 예술을 ‘이데아의 2중 모사’로 규정했던 플라톤의 고전적 논리가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 것은 주지의 사실. 푸코는 이에서 더 나아가 ‘상사’와 ‘유사’ 개념을 들고 나온다. ‘유사’는 진실과 그것을 모방한 것의 위계관계를 설정하지만, ‘상사’는 서로 닮는 것일 뿐, 근원적 진실은 사실 없다는 설명.

브람스의 미발표 곡이라 주장하며 곡을 위조, 명성을 날렸던 한 젊은 예술가의 실제 사건도 이 작품의 소재에 오버랩된다.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은 예술사회학의 주제를 다룬 하나의 교양소설이라 할 만하다. 예술은 무엇인가? 모방이 아닌 창조만이 위대한가? 작품 뒤에 철저히 숨어야 한다는 점에서 위조가 오히려 더 작품에 충실한 것은 아닌가? 이런 질문들에 답을 내놓는 일은 난망하지만, 책을 덮고난 후 독자의 예술관의 폭과 깊이는 오히려 더 넓고 깊어져 있을 것이다.

428면, 랜덤하우스코리아, 가격 10,000원.

김봉구 기자 (hr_bong@unn.net) | 입력 : 07-02-20 오후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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