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 밤, 세상에 좌절한 남녀 네 명이 자살 장소로 통하는 ‘토퍼스 하우스 빌딩’ 옥상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들은 스캔들로 쫓겨난 전직 TV 토크쇼 진행자, 뮤지션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 피자 배달부, 중증 장애아를 둔 중년 여인, 문제아. 답답한 하류인생들의 막다른 골목에서, 작가는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 걸까?
죽음 앞에서 만난 주인공들이 저마다의 속사정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끝에 딱 90일만 더 살아보기로 결심한 후의 행적을 좇는 줄거리.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적 소재를 일상적인 삶 속으로 끌어내린 작가 닉 혼비의 글쓰기는 위트 넘치면서도 흡입력 있게 독자의 마음을 쓰다듬는다.
전작들에서 약간 덜떨어진 주인공들을 내세워 미숙한 현대인의 속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탁월한 솜씨를 선보인 바 있는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머러스한 인간미로 풀어놓는다. 전작들에 이어 일찌감치 영화화가 결정돼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400면, 문학사상사, 가격 9,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