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재개정안이 주택법 재개정과 ‘빅딜’되는 모양새를 띠면서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등 다른 현안들은 뒷자리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학법 개개정, 여전히 입장차 뚜렷=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지난달 27일 양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연석회의를 열어 2월 임시국회 회기 내(6일)에 사학법과 주택법 등 민생 관련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당은 지난달 27일과 28일에 이어 지난 2일 오후에도 잇달아 정책위의장-교육위 간사 간 비공개 협의를 갖고 구체적인 내용과 처리 방향에 대해 절충을 시도했지만 어떤 합의점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최대 쟁점인 개방형 이사의 추천 주체와 관련, 종단에 대해 예외적으로 개방형 이사의 추천권을 주는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한나라당은 종단 외에 동창회와 학부모회도 개방형 이사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맞서 협상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또 법안의 수정 부분을 법률 재개정 형태로 할지, 시행령을 고치는 수준으로 할지를 놓고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우리당은 가능한 모법은 손대지 않고 시행령을 개정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법안에 명시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 내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협상을 위협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 1일 공개회의 석상에서 “사학법은 이미 당론으로 정해진 것”이라며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한나라당과 협상하기로 한 지도부를 직접 비판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이 결국 ‘회기 내 타결’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교육위 소속 한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은 “어떻게든 해결을 보자는 입장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해결 쪽으로 진행하는 것 같은데 결론은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말꼬리를 흐렸다.
◆로스쿨은 물 건너가나?= ‘사학법-로스쿨 빅딜설’이 ‘사학법-주택법 빅딜’형태로 바뀌면서 다른 쟁점법안 처리는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로스쿨 설립 법안은 이번에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소위를 구성한 교육위는 세 차례 소위 회의를 열어 법안 심사를 벌였지만 로스쿨 설립 법안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등평가원 설립에 관한 법률안과 인적자원개발기본법 개정안 등 다른 쟁점 법안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학법 재개정 여부에 따라 로스쿨 등 다른 쟁점 법안들의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로스쿨 설립 법안의 경우 한나라당이 내부 율사 출신 의원들의 반대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지가 변수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국법과대학학장협의회와 로스쿨법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일 열린우리당을 방문해 2월 임시국회 내 로스쿨 설립 법안 통과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상수 로스쿨법 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여당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마당에 4월 국회에서 다룬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열린우리당이 소극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법안 통과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