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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에 만나는 문학의 향기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일대는 메밀꽃이 한창이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고향이자 소설의 무대답게 메밀꽃이 그야말로 ‘소금을 뿌린 듯’ 흐드러지게 피어, 깊어가는 가을을 느낄 수 있다.

평창군은 오는 5일부터 14일까지 ‘효석문화제’를 봉평면 일대에서 개최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효석문화제’는 해마다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대표적인 가을 축제. 올해 봉평의 메밀꽃은 여느해보다 풍성하다. 올해 조성된 메밀밭은 무려 10만평. 지난해보다 3만여평이 늘었으며 만개한 메밀꽃은 9월 초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메밀꽃 필 무렵’의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 동이의 가슴시린 만남과 추억이 서린 봉평장터와 장평냇물, 물레방아간 등도 복원돼 있어 울림은 더욱 깊어진다.

얼금뱅이에 왼손잡이었던, 봉평미인과의 하룻밤 사랑을 잊지 못해 봉평을 평생 드나든다는 허생원이 실존인물이었으며, 현재 이효석 문학공원이 조성돼 있는 자리는 성서방네 처녀와 허생원이 짧은 사랑을 나눈 물레방아가 있던 곳이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지난 91년 10월 문화부는 이곳을 문화마을로 지정, 기념조각과 물레방아를 복원했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매료됐던 사람이라면, 혹은 ‘메밀꽃 필 무렵’에서 고교시절 교과서에 수록된 ‘지문’ 이외의 감동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떠나보자. 한국의 대표적 단편소설과 작가 이효석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문학기행지로 적격이다.

효석문화제위원회는 5일부터 14일까지 축제 기간 동안 하루에 2번씩 여울목, 노루목고개, 문학비, 충주집, 가산공원, 물레방아, 생가 등을 둘러보는 답사코스를 마련해 관광객들에게 메밀밭에 얽힌 이효석의 문학적 정취를 체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허생원과 동이가 드나들던 봉평장터의 옛모습도 부활한다. 현 봉평시장에 전통 5일장터를 따로 조성할 예정. 장터국밥, 짚신삼는 사람들, 약초꾼 등 재래 상인들이 장을 펼친다. 개장일인 2일에는 방울소리를 내는 당나귀 두 마리를 끌고 다니는 장돌뱅이를 선뵌다.

효석문화제 제대로 즐기기 - 프로그램

넓은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동시다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알짜 구경거리를 놓치는 수도 있다. 효석문화제위원회 김성기 사무국장은 “효석문화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문학’ ‘자연’ ‘전통’ 세 가지 테마를 골고루 섭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효석과 ‘메밀꽃 필 무렵’을 주제로 한 각종 백일장과 심포지엄, 시낭송 등의 프로그램과 메밀밭 등에서 ‘문학’과 ‘자연’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면 행사장과 장터, 흥정천 앞 둔치에 마련된 도리깨질체험, 맷돌체험,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 등 다양한 전통체험 프로그램에서 우리네 전통 민속놀이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소설 속 등장인물을 관광객들이 직접 흙으로 빚어 보는 ‘허생원, 동이 조각경연대회’(5~7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양한 역사유물들을 공수해온 ‘찾아가는 박물관’ 등의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인다.

또 축제기간 동안 메밀밭과 봉평 일대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대상으로 공모전도 펼쳐져 수많은 디카돌이, 디카순이들을 유혹한다.

이밖에도 24회 전국효석백일장·5회 거리백일장·문학심포지엄(5일), 사물놀이·길놀이·가장행열·효석문화제 개회식·문학의 밤(6일), 사물놀이·메밀음식시식회·길놀이·취타대 거리행진·소리가 있는 풍경·국악공연(7일), 메밀꽃과 함께 한마당어울림·사물놀이·품바공연·보름달맞이(10일), 풍물놀이·일본민속공연·취타대 거리공연·거리콘서트·메밀꽃 필 무렵 연극공연(13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봉평 찾아가기

◇시외버스 - 서울 동서울터미널과 상봉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릉행을 타고 장평에서 하차하면 봉평행 시내버스가 있다.

◇열차 - 원주역에서 하차.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릉행으로 장평까지 이동. 장평에서 봉평행 시내버스.

◇승용차 - 서울에서 갈 경우에는 중부고속도로 진입. 광주, 곤지암을 경유해 호법 인터체인지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여주, 원주를 지나 새말, 장평 인터체인지로 나오면 된다. 톨게이트에서 나와 바로 우회, 7km가면 봉평면 입구가 보인다. 서울에서 장평인터체인지까지는 신갈기점 142km, 2시간 가량 소요된다.

숙박

행사장 인근의 보광휘닉스파크는 효석문학축제를 맞아 저렴한 가격의 패키지를 운영한다. 아침식사 포함 2인 8만4천원, 4인 10만원이며 콘도에서부터 행사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각종 펜션, 모텔, 민박집 등 다양한 종류의 숙소가 준비돼 있다. 올해는 축제 기간이 추석연휴와 중복돼 관광객이 늘 전망. 서둘러 숙박이 가능한 곳을 체크해야 한다.문학제 공식홈페이지에 방문하면 등록된 숙박업소의 연락처 및 간단한 전경사진 등을 볼 수 있다.

www.bongpyong.co.kr/home.html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9-02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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