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자연대학장을 지낸 양종만 교수(56, 천체물리학)가 국내 최초의 우주인 선발을 위한 1차 예비 후보자 500명 가운데 최고령으로 합격했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3만6,000여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기초체력검사(3.5㎞ 달리기)와 영어·상식 필기시험을 거쳐 25일 1차 예비 후보자 500명을 발표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28일부터 5일간 기본신체검사를 실시해 10월 중순경 1차 선발자 300명을 발표할 예정.
최고령 합격 소식을 들은 양 교수는 “나이 먹은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세상 풍조인데 나이 든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지원했다”고 담담해 했다.
남은 체력검사도 “평소 실력으로 임하겠다”고 할 만큼 양 교수는 소문난 ‘스포츠맨’이다. 15년 동안 테니스를 쳐왔으며 10년 넘은 스키 실력도 자타가 공인하는 수준급이다. 양 교수는 “최종 1~2명에 뽑힌다는 욕심보다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테스트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숨겨놓은 ‘욕심’은 있다. 양 교수는 “우리 실험실에서 ‘렌스’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천체망원경을 개발 중인데, 한국우주인이 우주에서 할 실험 주제로 제안한 상태”라며 “10월 안에 발표가 날 예정인데, 가능하면 우주에서 내 손으로 그것을 작동시켜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물론 1차 선발자 300명에 든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심층체력평가와 임무수행 능력, 정신심리 등의 2차 테스트와 3, 4차 선발을 거쳐 내년 1월 중순경 발표하는 2명에 들어야 한다. 이 2명은 다시 러시아 가가린 훈련센터에서 기초훈련, 우주적응훈련 및 우주과학실험 수행을 위한 임무훈련 등을 받게 되고, 2008년 4월경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는 최종 1명만 탑승할 수 있다.
양 교수는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보지만 선정되면 가서 열심히 해야죠”라며 각오를 다졌다.
1950년생인 양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시카고대에서 천체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기초과학연구소장, 자연대학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04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가입할 정도로, 물리학자로서도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과기부가 이날 발표한 1차 예비 후보자 500명 가운데는 남자가 435명, 여자가 65명이었다. 연령대별로는 최연소인 19세가 5명이 있으며, 20대가 206명, 30대가 225명으로 비슷했다. 40대는 60명, 50대도 4명이 포함됐다.
직업별 분포를 보면 민간기업 종사자가 149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학(원)생이 102명, 연구원 65명, 교육계 46명 등을 비롯, 언론인, 법조인, 의료인, 공무원, 군인, 민간 조종사, 경영인 등이 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