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목표에 따라 오 시장은 최근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디지털 청계천, 세종광장 조성 등 서울의 변화를 이끌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쏟아지는 이들 계획에 대해 지나치게 외형에 치중한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사업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대두되고 있다.
◇서울의 얼굴이 달라진다 = 오 시장이 그리는 '관광도시 서울'의 핵은 단연 한강이다.
'치수(治水)'가 아닌 '이수(利水)'를 통해 한강을 재탄생시켜 서울 관광산업의 '젖줄'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는 이 같은 오 시장의 목표가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한강 잠수교를 보행자 전용도로로 전환하고 한강에 수상 택시와 버스를 도입한다. 콘크리트 한강 둔치를 걷어내 자연형으로 바꾸고, 한강 교량에는 보행육교를 만들고 교량 야간조명도 개선할 계획이다.
여기에 서해항로 개방에 대비해 한강 배후단지 조성, 물류.관광.여객 수상 이용계획 등 항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 마스터 플랜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밖에 노들섬 문화콤플렉스, 난지도 하늘다리 등 한강 주변에 랜드마크적인 건축물을 세우고 문화행사와 관광코스도 다양화해 세계 관광객의 눈과 발을 한강으로 끌어모은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또다른 변화의 축은 청계천이다.
이명박 전 시장이 청계천의 토대를 닦았다면 오 시장은 청계천의 콘텐츠를 보강해 문화가 넘치는 특색있는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오 시장이 선택한 청계천의 테마는 '디지털'과 '문화'다.
전통문화 복원이나 생태환경 조성만으로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대신 영화, 드라마와 함께 한류 열풍의 근원이 되는 IT 강국의 이미지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청계천에는 무선 휴대인터넷(WIBRO) 중계기가 설치돼 청계천 어디서나 초고속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되고 워터스크린, 전동식 스크린과 함께 다양한 축제가 열려 자연과 기술, 문화가 공존하는 세계적 명소로 거듭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밖에 2008년까지 광화문 주변 세종로 일대의 차도를 16개 차선에서 10개 차선으로 줄여 '세종광장'으로 만들고, 동대문운동장 2만5천평 가운데 2만평을 녹지로, 나머지 5천평을 디자인 콤플렉스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들 구상도 서울을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로 만들고 도심에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대폭 확충하기 위한 것이다.
◇외형보다는 '내실' 기해야 = 일각에선 물밀듯 쏟아지는 '오세훈표 프로젝트'들이 서울의 외형 바꾸기에 치중한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서울의 불편함과 생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도시 조경이나 경관 등 외형을 뜯어고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연대 최준영 정책실장은 "이명박 전 시장의 뒤를 이은 '신(新)개발주의'"라며 "이 전 시장의 청계천 복원을 따라잡으려는 듯 여러 계획을 쏟아내기 보다는 시민들의 일상생활 문화를 바꾸는 데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갖가지 정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사업 시행에 따른 문제들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발표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한강 잠수교를 보행전용 도로로 바꾸고, 한강 5개 교량의 차선을 상하행 1개씩 없애 보행녹도로 조성하겠다는 한강 프로젝트의 경우 교통영향평가나 홍수에 대비한 안전.시설관리 대책은 수반되지 않았다.
세종광장 조성으로 차로가 줄어들면 광화문 사거리 일대 교통 지체도가 55∼6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에도 교통정체에 대한 면밀하고 구체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또 동대문운동장 노점상 이전, 노들섬 예술센터 건립의 타당성 등 계획 발표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에 대해서도 여전히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오 시장이 문화.관광 도시 서울의 청사진을 온전하게 실현하기 위해선 철저한 검증과 사전 검토를 거쳐 사업을 내실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