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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수 칼럼
정병수의 '대학 회계 ABC'
'정병수 박사의 대학회계 ABC'는 <비영리와 사립대학> <사립대학의 예산> <사립대학의 결산이해> <사립대학 결산의 활용> <사립대학의 세무와 감사> <사립대학의 자금과 계약> <사립대학의 재산관리> 등으로  9월 4일자부터 시작, 매주 한 편씩 게재할 예정이다. 

필자인 정병수는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재학 중 공인회계사에 합격하고, 졸업 후 회계법인에서 7년간 근무했다. 그 후 연세대학교 재단으로 자리를 옮겨 감사과장 기획부처장 연세우유 공장장 재단사무처장을 거쳐 현재 연세우유 전무로 근무 중이다.  교육부 정책 입안과정에 참가, 사학분쟁조정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학설립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틈틈이 사립대학의 회계, 세무 등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사립대학회계>(동원출판사, 1999)가 있다.

 

[정병수 칼럼] 연세우유 전무
고음불가, 위임불가
매년 3월이면 우리나라 기업은 주주총회 준비로 분주하다. 경영실적이 저조할 경우 만족스런 배당이 어려워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더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이른바 ‘주주꾼’ 때문에 주주총회가 엉망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경영권에 대한 도전도 포함된다. 표 대결이 예상될 경우 한 순간의 긴장도 늦출 수 없게 된다.

이런 이유로 사측 직원들이 주주총회 위임장을 받아내려 소액주주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진풍경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위임 주식을 포함해 발행주식의 과반수를 확보할 경우 경영권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회사의 경우 1인 1표가 아닌 주식 수를 기준으로 다수결 원칙을 따르고 있다.

사립대학 이사회는 7인 이상의 이사와 2인 이상의 감사로 이뤄진다. 이사회는 이사장이 소집한다. 이사회를 소집할 때에는 7일전 회의의 목적을 명시하여 이를 각 이사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학교법인의 대표권은 이사장에게 있다. 이사장 유고시 정관이 정하는 순서에 따라 다른 이사가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

어떤 회의든 의안을 심의하고 의결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 이상의 참석이 필요하다. 이를 ‘정족수 원칙’이라 한다. 정족수에는 의사 정족수와 의결 정족수가 있다. 의사 정족수는 회의를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일정 수 이상의 회원이 참가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의결 정족수는 회의에 상정된 안건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회원 수를 일컫는 말이다.

사립대학 이사회의 의사는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이사 과반수의 출석으로 열리고, 이사 정수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이사장 또는 이사가 학교법인과 이해관계가 상반하는 경우, 이사장 또는 해당 이사는 당해 안건에 관한 의결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

사립대학 이사가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고 다른 이사에게 그 권한을 위임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하여 사립학교법 27조에는 민법을 준용하는 규정이 있다. 이 준용규정에는 민법 61조(이사의 주의의무-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그 직무를 행해야 한다)와 민법 62조(이사의 대리인선임; 이사는 정관 또는 총회의 결의로 금지하지 않은 사항에 한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특정한 행위를 대리하게 할 수 있다) 및 민법 65조(이사의 임무해태 ; 이사가 그 임무를 해태한 때는 그 이사는 법인에 대해 연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가 있다. 다만 사립대학의 이사가 이사회에 출석하여 법인의 재산을 타인에게 증여하기로 하는 결의에 찬성하고, 그 결의 내용을 적은 이사회 회의록에 날인한 것만으로는 배임죄의 공범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1985.7.23)

따라서 사립학교법 27조와 민법 62조에 의하면, 사립대학의 이사는 특정한 행위를 다른 이사에게 대리하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립학교법 제19조 (임원의 직무)제3항에는 또 다른 규정이 있다. “이사는 이사회에 출석하여 학교법인의 업무에 관한 사항을 심의·결정하며, 이사회 또는 이사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사항을 처리한다”라는 조항이다. 따라서 사립대학의 이사는 출석하지 않고 다른 이사에게 의결권을 위임할 수 없다.

만약 사립대학 이사가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은 채 권한을 이사장이나 상임이사에게 위임할 수 있다면, 총회도 없는 사립대학의 이사회는 그야말로 이사장이 이사회의 개최 없이 서면결의 등을 통해 전횡을 휘두를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이사회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고, 사학의 부조리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이다.

사립대학의 중요 사안은 대부분 이사회 권한이다. 이사회 권한은 이사회 결의로 이뤄진다. 사학의 분쟁과 분규가 이사회 결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한쪽에서는 이사의 위임을 받아 결정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또 한쪽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하여 다툼이 생긴다. 사학이 분규에 한 번 휘말리면 수습하기가 여어렵지 않다. 봉합이 된다 하더라도 후유증이 크다.

이사회 결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의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이사회 회의록을 6하 원칙에 따라 꼼꼼히 챙겨둬야, 행정적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수고를 하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뒤탈을 줄일 수 있는 묘책이다.

정병수 칼럼 | 입력 : 06-11-14 오전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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