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한 해직 교수는 "김명호 교수의 일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동시에 위안을 느끼기도 했다"며 "이제 논의의 단계를 넘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때"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성대 교수노조 교권실장이 발제를 하고 김창호 동의대 교수(교수노조 부위원장)와 홍성학 대학구조조정피해교수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등이 토론에 나섰다.
이들은 재임용 제도가 애초에 법률적 명확성을 가지지 못하면서 교수통제권을 국가가 사학에 넘겨준 꼴이 됐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또한 법원이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법률 해석에 안주하면서 부당한 재임용제도의 운영을 방조하고 교육부도 사립학교의 부당행위를 강제하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해직된 교수들 중 대다수가 애초의 재임용 제도 도입취지인 연구실적, 교육능력 기준과는 상관없이 학교당국에 비판적이거나 시국사건에 관련됐다는 이유로 강단에서 내몰렸다"며 "2005년 재임용탈락자에 대한 재심에 신청한 309명 중 117명이 ‘재임용 거부 처분을 취소’인용결정을 받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교수 사건 처럼 법원에서조차 외면할 경우 우리 사회에서 더이상 대학운영에 비판적이고 양심적인 발언을 할 수 있는 교수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영호 해직 교수는 "김명호 교수의 경우 재임용 심사에서 학문적 업적이나 지역사회발전 기여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재임용에 탈락됐다는 것은 능력 보다는 성격이 중요하다는 식의 평가"라고 말했다.
17년만에 교수직을 되찾은 김창호 교수는 복직까지의 험난했던 과정을 전하며 사법부와 교육부의 무기력함을 꼬집었다.
그는 "지난 90년 해임무효확인소송에서 승소했지만 대학에선 복직시키지 않았고 오히려 재임용기간에 탈락됐다. 이후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조처로 정부가 복직을 권고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면서 "헌법재판소, 교육부는 존재하지만 강제성을 전혀 띄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성학 공동대표는 "사법부는 이행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교육부는 철저한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한다"며 교수노조가 공대위 등을 통해 이를 견제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이번 토론회가 재임용 제도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함이 아니라 사회 의제화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제도 개정 등에 함께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