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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생 “재수강 하게 해주세요”
재수강제도 개편 '논란'
재수강제도 변경안을 두고 연세대 학교본부와 학생들 간 의견차가 뚜렷하다. 지난 9일 열린 총학생회와 학교본부의 학사제도 개선팀 회의에서도 그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2005년부터 연세대생들은 D+이하의 학점을 취득한 교과목에 한해서만 재수강이 가능하다. 다만 재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해 제한된 횟수 내에서 C- 이상의 교과목도 재수강 할 수 있게 했다. 대학측은 점진적으로 재수강 허용 횟수를 줄여나가 2009년부터는 개정 재수강제도를 전면실시할 예정이다.

수업지원부 이정숙 과장은 “학점 제한 없이 재수강을 허용할 경우 더 많은 교육과정을 개설해야 한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무조건적인 재수강 허용은 면학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는 것. 이 과장은 또 “학점을 올리기 위한 재수강이 많다”며 학생들의 재수강제도 악용을 꼬집었다.

반면 학생들은 “학교측의 일방적 재수강제도 변경은 학생들의 형편을 모르는 처사”라는 분위기다. 취업난에 직면한 4학년들은 ‘5학년’을 감수하더라도 재수강으로 학점을 높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대학 1학년 김유미 양은 “새내기 때부터 학점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위기”라며 대다수 학생들이 개정 재수강제도에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재수강 제한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인터넷 수강철회 신청이 가능해짐에 따라 교과목을 수강철회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학생들 사이에 “C를 받느니 D를 받는 게 차라리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수업태도가 태만해지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개정 재수강제도가 ‘교육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연세대에 앞서 재수강을 제한한 성균관대는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재수강제도 개선’이 차기 총학생회 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제한한다는 맥락에서 수요자 중심 교육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만만찮다.

지나치게 많은 재수강 수요를 억제해 학교 수업에 내실을 기하겠다는 대학측의 의지는 원칙적으로 옳다. 그러나 교육의 실 수혜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곤란하다. 학생들이 겪는 고충을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김봉구 기자 (hr_bong@unn.net) | 입력 : 06-11-27 오후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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