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수노동조합(위원장 김상곤·이하 교수노조)과 한나라당 노동위원회(위원장 배일도)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2월 임시국회 중 교수노조 합법화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에는 이미 2004년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2005년 이목희 열린우리당 의원의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 개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발제를 맡은 김한성 교수노조 부위원장은 △노동시장 수급불균형 △계약제·연봉제 전면실시 △일부 사학재단 전횡으로 인해 교수들이 부당해고의 위협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박거용 학문정책위원장도 “시한부 단기임용제지만 전임교원에 포함되는 ‘비정년트랙 교원’이 늘고 있다”며 “상시적인 고용불안에서 교수사회도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참석 교수들은 현실 사례를 들어가며 교수노조 합법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창신대학 김춘배 교수는 “재임용에서 탈락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대학 측은 벌써 담당학과 수시 합격생들을 전과시키고 정시모집을 취소하는 등 해직을 기정사실화했다”고 말했다. 주성대학의 한 교수도 “승소하더라도 소청의 권고는 강제력이 없다”며 “교수 지위를 보장할 수 있는 노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법/특별법 중 교수노조 법안이 어느 형식을 취하느냐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했다. 단병호 의원은 “공무원·교원노조법을 비롯해 교수노조 법안도 ‘일반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김한성 부위원장은 “합법화가 시급하므로 노동 3권에 제약이 뒤따르는 ‘특별법’ 형태로라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초중등교원에게만 적용되는 현행 교원노조법의 대상범위를 고등교원에까지 확장하는 이목희 의원의 개정안과 유사한 의견인 셈.
산별노조/대학별노조 중 어떤 형태가 교수노조에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노동부 김민석 공공노사관계 대책팀장은 “근로조건이 유사해야 하는데, 개별 대학 상황이 천차만별”이라며 교수노조 설립단위·교섭단위 규정에 난색을 표했다. 산별노조의 경우 각 대학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 대학별노조의 경우 교수들의 ‘안전망’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는 얘기다.
이어 김 팀장은 “교수는 지도층이라는 사회통념도 무시할 수 없다”며 “기존 교수협의회나, 사학법 개정에 따른 대학평의원회 등 교수들이 발언할 수 있는 대안적 통로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참석 교수들은 교수협의회·대학평의원회와 교수노조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 배재대 김종서 교수는 “교직원이 평의원회에 참석한다고 해서 직원노조가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교수노조가 결성된다면 ‘밥그릇 지키기’로 보이지 않도록 교육과 사회가 요구하는 공적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경양 동덕여대 이사는 “교수노조는 교수 신분 보장뿐 아니라, 대학을 새롭게 바꾸는 건전한 견제세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배일도 의원은 교수노조 합법화를 위해서는 여론 수렴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법안 논의 절차는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고루 반영해야 한다”고 말해 향후 대학 측 인사를 포괄하는 공청회·공동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토론회에 앞서 교수노조는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교수노조 합법화 쟁취 결의대회’를 갖고, 교수노조 인정을 골자로 하는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 내 심의·의결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