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강성종 의원(열린우리당)은 2002년부터 2006년 4월까지 과학기술부에서 연구비 허위 집행, 과제 포기, 성적 불량 등으로 참여 제한 조치를 받은 연구자 사례 96건을 분석한 결과 제재 기간 중에 다른 국가 R&D 과제를 수행한 경우가 10건에 달했다고 16일 밝혔다.
강 의원 측이 확인한 제한 조치 사례는 기업 10개, 연구 책임자 86명으로 이 중 제재 중 과제를 맡은 경우는 기업 1곳, 책임자 9명이었다.
예컨대 과기부의 '국가지정연구실사업'을 수행하다 성적 불량으로 2003년 5월7일부터 1년간 참여제한 조치를 받은 조모씨의 경우, 제재를 받은 지 2개월 만인 같은 해 7월1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과제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위원회의 유승희 의원(열린우리당)도 이번 국감에서 전북대의 한 교수가 2001년께 연구원 인건비를 불법 회수하고 기자재 구입용 세금 계산서를 조작하는 등 혐의로 행정조치를 받았으나 2005년 4월 다시 다른 과제를 수주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교수는 특히 새로 받은 과제마저 연구비를 유용했다는 혐의로 2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벌칙을 받았다고 유 의원은 덧붙였다.
홍창선 의원(열린우리당) 역시 2004년 과기부'기초과학연구사업'에서 연구비 부정 사용으로 2년 참여 제한 조치를 받은 한 사립대 L교수의 사례를 추적한 결과, 이 교수가 2004년 말 과기부가 산업자원부로 이관한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과제를 지금까지 맡아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L교수는 휘하 연구원의 통장에 들어가는 수당과 자재비 중 약 1억6천만원을 빼내 개인 생활비와 회식비 등으로 쓴 혐의로 2004년 7월 법원에서 2천만원 벌금형이 선고된 바 있다.
강성종 의원은 "참여제한 조치는 연구성과를 제고하고 연구비를 투명하게 집행하는 등의 목적을 위해 만든 최소한의 규제"라며 "제한 기간에 해당 과학자가 다른 국가R&D 사업을 맡는다면 이 같은 조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승희 의원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원생 81%가 회계 비리를 경험했다고 답하는 등 연구비 부정이 국내 대학에 만연해 있다"며 "이 같은 관행이 우리 학계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정부가 해당 문제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