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더 타임즈가 지난 5일 선정 발표한 세계 100대 대학 중 서울대가 63위권에 진입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우리의 국력과 교육 수준으로 봤을 때 우리 대학들이 세계적인 명문 대학과 어깨를 겨루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평가기관의 대학 평가기준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경쟁력 업그레이드 작업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더 이상 ‘국내용’ 대학으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A5~9면>
◆연구·교육 경쟁력을 높여라= 최근 국내 대학의 SCI급 논문 실적이 크게 늘고 있는데 힘입어 신진교수 영입과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 연구력 신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당근과 채찍’ 시스템은 특별연구비로 논문 한편에 2천만~3천만원의 인센티브를 받는 교수를 등장시키고, 총장보다 연봉이 많은 스타급 교수의 등장을 가져왔다.
박진배 연세대 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은 “대학 경쟁력의 객관적 지표인 SCI 논문 실적에서 이미 세계 100위권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학부교육 강화에 나서, 교수 책임시수를 줄이고, 교육에 대한 다면적 평가를 확대하는 대학도 증가 추세다. 업적평가에서 ‘교육업적’의 비중을 높이는가 하면, 강의전담과 연구 그룹을 구분해, 강의전담 교수는 교육평가에 높은 가중치를 두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업적에 비해 교육업적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량적인 지표 위주로 짜여진 평가 틀에서는 교육의 질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상일 동국대 교무처장은 “대학 순위가 공표되는 외부 평가에서 교육인프라의 질적 평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우수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대학이라도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계대학 평가기준 논란 계속= 논란은 평가지표에 대한 신뢰성으로 옮아가면, 더욱 확대된다. 세계대학 평가가 일부 지표에 한정돼 있어 대학의 전반적 평가가 불가능한데다, 평가분야와 기준 책정에 따라 순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민봉 성균관대 기획조정처장은 “더 타임즈 순위에서 20%나 반영되는 ‘채용담당자 평가’에 참여하는 패널 수가 고작 330명뿐인 것으로 안다”며 “각 국가, 지역의 대학 실정과 환경이 다른 상태에서 실시하는 평가결과를 객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더 타임즈의 대학 순위에서는 영국 대학의 순위가 급등했으며, 아시아 최고대학으로 꼽혔던 북경대가 상하이자오퉁대 순위에서는 200위권으로 밀리는 등 부침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해외 선진대학과 비교할 때 예산 규모가 몇 배 차이가 나는 국내 대학의 경우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남익현 서울대 기획부실장은 “‘교수 1인당 연구업적’이 아니라 ‘연구비 1억원당 연구업적’을 평가하면 서울대가 하버드대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평가지표에 맞춰 발전전략을 수정하기 보다는 대학 실정에 맞는 교육·연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평가 결과를 대학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웅 광주과학기술원 국제화센터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스텍(포항공대) 같은 대학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역사가 짧아 홍보가 필요한 대학들”이라며 “평가를 통해 대학을 점검할 뿐만 아니라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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