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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대학생 진로·취업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본지-대교협 공동기획
일회성 이벤트 중심의 취업 지원 프로그램은 이제 그만. 직업의 이해와 직장 적응훈련을 아우르는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라. 해외 취업시장 개발에도 적극 나서라.

‘취업률’이 ‘명문대학’을 판가름하는 잣대로 부상함에 따라 대학가는 지금 취업지원책 모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학과 기업 등 관련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권영건 안동대 총장·이하 대교협)는 본지 후원으로 지난 3일 오전 대교협 대회의실에서 ‘대학생 진로 및 취업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 및 기업체간 협력방안’ 주제의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최근 취업난의 원인과 기업의 요구 등을 종합하는 과정에서 취업 지원기관으로서의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제시됐다.

김영식 대교협 사무총장은 “최근 대학의 가장 아픈 부분이 ‘취업’인데 대교협이 이를 공유하자는 차원”이라며 “앞으로 대학과 기업 등 관계자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문제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 김동욱, 오정심, 원성삼, 이동진, 최기원 (왼쪽부터) / 사진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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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팀장

오정심 ㈜투어리즘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원성삼 전국대학취업실(과)장협의회장(인제대 취업지원실장)

이동진 LG전자 인사부장

최기원 한양대 취업지원센터장(가나다순)

사회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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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학 현장에서 느끼는 취업난의 실태는 어떤가.

▶원성삼 전국대학취업실(과)장협의회장(이하 직함 생략) = 취업난의 가장 큰 원인은 대졸 채용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불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대졸 인력이 과잉공급되고 대학 교육이 산업사회 욕구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이유다. 청년들의 직업관도 변했다. 소위 3D업종 기피 세태가 만연하다. 학생들의 눈높이도 높다. 부모들이 이를 부채질하는 경우도 많다. 미취업자 대부분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에 바로 투입돼 경제성장에 기여해야 할 인력들이다. 국가적 손실이 크다.

▶최기원 = 가장 우려되는 것은 학생들의 취업 의욕이다. 중·고교때까지 올바른 진로교육 받아본 적 없이 대학에 들어와서야 자신의 직업, 직장을 고민하다보니 스스로 체계적인 경력관리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편한 일자리 찾기에만 급급하다. 취업이 아닌 창업 등 도전적인 부분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대학도 학생들을 위해 취업 뿐 아니라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정부의 취업 지원도 일회성, 이벤트성 프로그램에 그칠 게 아니라 학생들이 해외 취업시장에 진출하는 등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사회> 구직자와 대학 입장에서는 ‘취업’이 심각한 문제가 되지만 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김동욱 = 기업의 채용패턴은 그물을 펼쳐 놓고 여러 물고기를 잡던 ‘그물방식’에서 필요한 물고기만 낚는 ‘낚시형’으로 변했다. 최근에는 꼭 필요한 것만 잡는 ‘핀셋형’으로 바뀐다고 얘기하고 있다. 예전에 기업이 인성·사회성 좋고 여러분야에서 활용 가능했던 제너럴리스트를 원했다면 이제 특정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가진 스페셜리스트를 원한다. 그러나 막강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수급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수만명의 지원자 중 우수 학생들을 뽑아놓아도 실무투입까지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지난해 조사 결과 대졸 신입사원의 재교육 기간은 평균 20개월. 30대 기업은 평균 30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에 투입되는 ‘재교육 비용’은 1인당 평균 6,200만원, 대기업은 1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기준 기업의 신입사원 재교육 비용은 8조원 가량에 육박했다. 산업체 수요와 괴리된 대학 교육 과정이 엄청난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대학 교육과정은 산업체 수요에 부응하는 쪽으로 가야한다. 평준화보다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교육에 치중해야 한다.

▶이동진 = 기업의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과거와 비교할 때 연 매출이 10배 이상 늘었지만 국내 고용인원은 오히려 줄었다. 인력 투입량도 줄었지만 투입하는 인력의 필요 분야와 영역, 요구되는 스펙도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국제적 경쟁 환경에 놓였다. LG전자의 경우만도 전세계 130여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열심히 해서만은 곤라하고 독창적이고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인력을 뽑는 게 중요하다. 중국이나 일본이 따라올 수 없는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요즘 신입사원들은 학교도 좋고 학점도 좋고, 영어점수도 좋지만 실제 회화능력이 떨어진다. 자신이 원하는 직무가 뭔지도 모른다. 이것저것 많이 배워서는 들어오지만 실제 기업에서 필요한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것과 리더십인데 이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다. 때문에 해외 유학가서 미국 대학 시스템에서 독창적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핵심리더로 찾고 있다.

▶오정심 = 구직자들의 직업관에 문제가 있다. 최근 발표를 보면 2004년 공채지원자 경쟁률이 150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1년 후에는 이들의 40%가 그만뒀다고 한다. 이게 바로 문제다. 경기가 좋고 기업이 돈을 많이 줘도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직업에 대한 개인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면 단순히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고 취업난이 완화될 거라고 볼 수 있는 문제만도 아니다. 대학의 경력개발센터 등에서는 구직자들이 취업 적응력, 직장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장기간 케어해야 한다.

<사회> 대학은 학생들의 취업 지원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나.

▶원성삼 = 대학의 취업지원 기관들이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응 훈련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공감한다. 대학도 최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변화 속도를 아직 못 좇아갔다는 것은 이해해달라. 한편 대학도 경쟁력 있는 인재를 배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학도 취업 관련 부서 뿐 아니라 거교적으로 이 문제를 통감해야 한다. 학생들의 사회 진출에 대한 문제에 거교적 관심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목표를 정립할 수 있도록 대학 입학 직후부터 이를 고민하게 해 인생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오정심 = 해외 기업들이 한국 학생들의 이력서를 받아보면 ‘도대체 이 학생이 어느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토로한다. 구직자가 취업하고자 하는 분야와 경력개발과정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진로와 경력개발과정을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직업에 대한 환상도 문제다. ‘좋은 기업에 취직하면 상당한 대우를 받고 좋겠지’하는 막연한 환상. 그러나 실제는 다르다. 입사 직후부터 환상과 실제가 단절된다. 취업 이전에 현장경험이 없을 경우 더욱 힘들어지는데, 이는 취업 전 인턴제도 등으로 해결할 수 있겠다.

▶최기원 = 기업에서는 대학생들에 대한 불만 많을 것이다. 대학이 기업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대학을 졸업했을 당시 능력과 현재 대학생들의 능력을 비교하면 차이가 많다. 대학생들은 장족의 발전을 했음에도 기업은 불만을 토로한다. 이 과정에 대학도 많은 기여를 했다. 학부모들도 자녀의 어학연수 등을 위해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 대학과 학생, 학부모가 이렇게 엄청난 비용을 투입하지만 기업은 더 많은걸 요구한다.

단순히 학생들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다.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젊은층의 개인주의 팽배는 사회 변화의 한 측면이다. 이미 어린 시절 인성교육에서 형성된 문제를 대학에 모두 해결해달라는 건 무리다.

이직문제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IMF를 겪으면서 ‘평생직장 시대는 갔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경력 관리를 위해 적절히 직장 이동해야 한다는 인식도 심어줬다. 당연히 학생들 사이에서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없다. 사회적 격차가 있는 한 상향이동하려는 건 당연하다.

왜 꼭 정규직만 강요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경력관리 측면에서 ‘직무’가 중요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첫 직장이 중요하다. 구조적인 문제들이다. 취업관련 부서의 역량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사회> 대학도 기업의 요구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벅차기도 한 모양이다.

▶김동욱 = 취업난의 원인은 우리나라 노동시장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의 노동시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경직됐다. 한번 채용하면 인적 구조조정이나 부서개편 등이 어렵다. 기업 입장에서는 나가야 할 사람이 안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등은 종업원 평균연령이 43, 44세 정도다.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인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노동조합의 집단 이기주의가 대학생들의 취업을 막고 있다. 기업이 대학생을 뽑을 수 있는 여력을 상실했다. 취업문제 해결을 위한 가두행진을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했으면 좋겠다.

또 ‘정규직은 선, 비정규직은 악’이라는 접근법으로는 이 사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정규직이나 공사가 아니더라도 찾아보면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곳이 많다. 학생들을 만나보면 전공은 다 다른데 가려는 직장은 다 똑같다. 학교를 평가하는데 대기업과 정규직 취업률이 중요하지만 노 페이(No pay)보다는 로 페이(Low pay)가 낫다. 다양성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

▶오정심 = 앞으로 취업 환경은 직장 중심이 아니고 직업 개념으로 바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규직·비정규직을 따질 것이 아니고 ‘내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냐’, ‘어떤 커리어를 쌓을 것이냐’ 등 미래 직업 방향과 같이 가야 한다.

국내 기업에만 한정하지 말고 해외 기업에 어떻게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학도 선진국 뿐 아니라 후진국도 봐야 한다. 산업별 경쟁력 있는 국가들이 있으니까 이런 쪽으로 대학도 폭넓게 시야를 넓혀주는 것이 미래 직업 사회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올해 유난히 수도권 지자체가 지원해 개별 대학에서 잡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실속 없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크게 하는 것도 있지만 대교협 등이 대학을 네트워킹 해 정부와 기업의 창구역할을 해서 조금 더 현실성있게 운영해야 한다.

전문대학이나 소규모 대학 등은 오히려 현실적응 가능한 인턴제를 많이 실시하고 있다. 충분한 자금과 노력이 있으면 4년제 대학도 네트워크 할 여지가 있다. 대학은 이런 목표를 향해 학생들을 향해 훈련시키면 된다. 지금은 국경을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사회> 대학과 기업이 서로에 바라는 게 있을 것 같다.

▶이동진 = 앞서 많은 분들이 말씀한 것처럼 취업문제는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그럼에도 몇가지 지적하자면 최근 대졸자들은 학점과 토익점수가 높은 우수 인력이라지만 읽고, 듣고, 쓰고, 말하는 능력이 쳐진다. 글쓰기가 안되는 학생들이 많다. 글쓰기가 안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여기에 시간을 할애할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 많은 걸 학생이, 학부모가 어떻게 준비하느냐하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에서 학생이 장차 무엇이 되고 싶은지,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십 교육이 없어서 리더십이 육성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렵다.

대학이 취업준비 과목을 많이 만들면 겉으로 보기에 준비가 잘 되는 것 같지만 실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 현장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 커리어 코칭도 확대해야 한다. 마케팅 업무가 뭔지 실제로 알아야 한다. MBA 2년 공부했다고 입사하자마자 전략기획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 현장은 그게 아니다. 이런 것들을 먼저 알려줘야 한다.

기업과 대학이 네트워킹을 구성해 필요한 인력을 공동육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제해결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인턴제도를 실시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시스템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기원 = 대학이 모든 취업교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가? 일부 전공은 취업이 안된다고 학생들이 없어 폐과 위기에 처한 것이 현실이다. 이게 실제 국가의 문제다. 진정한 의미의 인재양성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올바른 직업의식과 윤리관 갖게 하기 위해 이미 초중고교 때부터 준비돼야 한다. 대학이 논술을 중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학원을 중심으로 나올만한 대목만 읽고 준비하는 것이 전부다. 대학에 요구할 것이 아닐가 우리나라 교육이 어떻게 가야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교협이 올바른 교육을 통해 국가가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려는 거시적 측면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문계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산업 변화와 거리가 멀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인문학은 사회·문화를 아우르는, 국가정신까지 좌우하는 학문임에도 그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정부지원에도 인문사회계열 대책 나오지 않으면 어렵다.

▶원성삼 = 정부도 중요하지만 대학의 최고 경영자의 적극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산업수요에 맞는 교과목을 커리큘럼에 넣어 학점화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대학들이 특강 형태로 그치는데 이를 학점화해 대교협의 대학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산학협력도 필요하다. 인턴 과정이나 현장실습을 의무화하는 방법도 좋겠다.

▶김동욱 = IMF 이전과 비교하면 지금 기업하기가 매우 어렵다. 기업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를 맞아 정말로 필요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회사에 돈을 벌어다주는 사람들을 단기간 육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먹고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이해해달라. 대학에서도 산학협동 등을 통해 기업이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느끼기에는 이공계열에 치우쳐있다고 본다. 인문계 학생들에게 직무교육, 적응력 교육이 더욱 절실하다.

정리 김은영 기자 key02@unn.net / 사진 한명섭 기자 prohanga@hanmail.net

김은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11-06 오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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