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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인정하는 IT사관학교-ICU
두 개 학부에 120명 선발 ‘선택과 집중’
SCI논문 수 MIT 앞질러 IT명문 발돋움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려온 우리나라 대학사회에 ‘작지만 강한 대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생자원이 점점 줄어드는 대학 환경에서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소수정예특성화로 대학 간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대학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포항의 한동대와 대전의 한국정보통신대(ICU), 충남 논산의 금강대를 찾아 이들 대학의 발전상을 살펴봤다.

30년간 우리나라 첨단과학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대덕연구개발특구. 이곳에 ‘IT인재 양성 사관학교’로 불리는 한국정보통신대(ICU)가 위치해 있다.

ICU는 매년 120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작년 신입생의 약 60%인 70명이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 출신이었다. 일반고 학생들도 수능 상위 1%이내를 벗어나지 않는 수재들이다.

◆소수엘리트에 전폭적인 지원=소수 엘리트를 선별하는데도 입학 경쟁률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2002년 1.38대 1이었던 경쟁률은 2004년에 2.39대 1로 뛰어오르더니 2005년에는 3.33대 1, 올해는 3.91대 1로 높아졌다. 그만큼 ICU가 걸어온 8년간의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늘어나는 IT인재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난 98년 3월 설립된 ICU는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주도로 세워졌다. 설립과정에서 삼성전자, KT, 하나로통신 등이 발전기금을 내놓기도 했다. 향후 필요한 IT 인력을 공급받기 위한 포석인 셈.

ICU는 개교 당시부터 공학부와 IT경영학부 등 단 두 개 학부만을 개설하고 신입생 모집인원도 120명으로 제한했다. 말 그대로 ‘소수정예와 특성화’를 대학운영의 기조로 삼은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학교의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가능하게 했다. 학생 1인당 평균 장학금으로 전국대학 최고 수준인 217만원을 지급하고, 교수들에게는 1인당 연구비 3억 1,400만원(2004년 기준)을 지급했다. 교육비와 연구비 모두 국내 대학 최고수준이다. ICU관계자는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은 일체 학부부담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학·연 연계로 취업과 연구분야 성과=학교의 재정적인 투자와 더불어 국내 최고의 연구단지 내에 있다는 지리적인 이점은 ICU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다. ICU 자체 내에 14개 IT관련 연구소가 있고, 대덕 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첨단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두원수 홍보실장은 “학부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연구소에서 담당교수, 석·박사 선배들과 함께 연구하며 살아있는 공부를 한다”며 “학부에서 책을 통해 이론을 쌓은 뒤 대학원에 들어가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타 대학과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재정적인 투자와 지리적인 이점은 학생과 교수들의 취업·연구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석·박사과정 외국어논문 제출실적(98.2%)면에서 국내대학 1위를 차지했고, 같은 해 12월 열린 제30회 국제대학생프로그래밍대회 아시아 대표선발전에서는 인도공과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 3월까지 ICU를 졸업한 829명의 진로는 더 화려하다. 삼성전자, LG전자, KT, SKT 등 국내 IT관련 대기업과 IBM, 지멘스, HP 등 글로벌 기업에 33%, 대학원 진학 28%,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한국전산원, 국방과학기술연구원 등 정부 연구기관에 26%, IT벤처기업 등으로 13%의 졸업생들이 옮겨갔다.

평균연령이 46세인 교수진 또한 10명 중 8명이 IT관련 국내외 연구소, 대기업 출신들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SCI급 논문 수(4.56건)가 MIT(4.3건)와 카네기멜론대(3.5건)보다 많았던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두원수 실장은 “ICU가 국내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2~3년 사이지만, 사실 외국에서는 그 전부터 한국의 대표적인 IT대학으로 ICU를 꼽고 있었다”며 “2001년 MIT로부터 교육·연구 협력에 가장 적합한 국내대학으로 평가받았고, 2003년에는 소프트웨어공학 분야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전 세계대학 중 유일하게 복수학위제를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정 자립화가 관건=ICU는 오는 2012년까지 ‘세계 top5 연구중심 IT명문대’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년 전체예산의 40% 이상을 교수·학생 연구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허총장은 “국내 대표적인 IT관련 기업체와 공동으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연구과제 책임자를 겸임교수로 임용할 것”이라며 “산학협동 학위과정도 확대해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ICU가 세계 정상의 IT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자립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998년 정보통신부 주도로 설립된 ICU는 예산의 5분의 1을 국가 지원으로 채우고, 재단전임금과 교수들에게 주어지는 연구프로젝트 비용의 일부로 예산을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법률적으로 사립학교인 ICU는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정부지원에 대한 법적근거가 없다”는 문제제기를 받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통부 산하의 특수목적 대학으로 전환하는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일단 과학기술부 산하의 KAIST의 예를 따르겠다는 것인데, 장기적으로는 재정적인 자립화로 간다는 것이 허운나 총장의 생각이다. 허 총장은 “만약 특별법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ICU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자립화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립화를 통한 재정안정화를 꾀하겠다는 뜻이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6-10-21 오후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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