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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실업고 특례입학 다시 생각해야
강무섭 본지 논설위원 / 강남대 평생교육원장
최근 양극화 문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이다. 양극화 문제는 세계적인 현상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근래 오면서 양극화가 사회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고, 그 속도가 빠르다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이해된다.

양극화의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한 사회 병리적 현상을 초래하고,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사회적 통합도 실현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대통령도 다른 어떤 국정과제보다도 금년에는 사회 양극화 해소에 힘을 쏟겠다고 한 것 같다.

그러나 정부 여당이 양극화 해소에 올인하고 정책적인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와 맞물려 비판의 소리가 높다. 이 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마구잡이식으로 모든 것을 양극화 문제의 범주에 결부시켜 오히려 집단 간의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것 같아 씁쓸한 부분이 있다. 바로 여당이 제안한 실업고 대학 특례 입학도 이러한 것 중의 하나이다.

교육 양극화가 사회적으로 문제이고, 이것이 또 다른 사회 양극화를 만들어낸다는 사실도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이 실업고와 비실업고를 대립시켜 대학입학정원의 10%를 실업고 졸업생에게 특례 입학으로 할당한다고 제안한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실업고와 비실업고를 교육 양극화로 몰고 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교육을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대학들은 학생선발의 자율성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것이다.

이미 실업고에 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특례입학 확대를 대환영하는 반면 일반고 등 비실업고에 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대학입학 정원 10%를 실업고 졸업생에게 배정한다는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대학은 이미 입학정원의 3%를 실업고에 배정하고 있는데 10%로 확대하는 것은 학생선발의 자율권 침해 문제뿐만 아니라 대학 교육과정 운영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 일반대학에 비교하여 학생모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문대학은 실업고 졸업생을 포함하여 이미 입학정원의 50%이상을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는데, 오히려 특례입학 확대로 실업고 졸업생까지 일반대학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돼 불만의 목소리가 요란스러울 것이다.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실업고의 설립취지와 존재 이유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실업고 특례입학 확대가 실업고 설립 취지나 실업고 발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에 동의한다. 최근 실업고 졸업생의 거의 70%가 전문대학을 포함한 대학에 진학하고 있어 실업고의 성격 문제를 근원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해 대통령직속기구인 제1기 교육혁신위원회에서 실업고를 직업교육 중심의 특성화고등학교로 개편하여 발전시킨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제1기 교육혁신위원회 안대로 산업사회의 인력 수요 그리고 사회의 다양한 교육수요 등을 반영하여 실업고를 특성화고교로 개편하여 집중 육성하고, 특성화고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전공분야의 계속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대학 그리고 대학으로 이어지는 계속직업교육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계속직업교육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특성화고교 졸업생 그리고 전문대학 졸업생에게 계속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직업교육중심대학“을 특성화 대학으로 지정∙육성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일반대학 중 희망하는 대학을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선정하여 우수한 전문 직업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하고, 이러한 대학에 실업고 졸업생들이 많이 입학할 수 있도록 특례를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6-03-22 오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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