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핵심 쟁점에 대한 대책 법안에 담겠다”
이날 공청회 주제발표자로 나선 임창빈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팀장은 법인화와 관련해 대학 구성원들이 우려하는 △정부 재정지원 축소 △기초학문 위축 △과도한 수업료 인상 △고용 불안 등에 대한 대책을 설명하며 이들을 안심시켰다.
우선 법인화가 되더라도 국립대에 대한 지속적인 재정지원 의무를 ‘국립대학 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에 명시했다. 법인으로 전환한 연도의 국고지원금과 교육예산 중 고등교육분야 증가율을 반영한 예산을 매년 지원한다고 못박았다.
기초학문 지원·육성에 대해서도 국가는 법인인 국립대학의 기초학문 분야의 지원·육성을 위한 재정지원 등을 포함한 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임 팀장은 “기초학문 지원에 대해 법안 속에 다 넣기가 힘들었다. 시행령이나 하위 법령에 넣어서 기초학문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수법인으로 바뀌는 국립대는 과도한 등록금 인상이 사실상 금지된다.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인상분만큼 재정지원을 삭감키로 했기 때문이다.
고용 승계와 연금 보장도 부칙에 담았다. 법인 전환 이후에도 교직원은 법인 소속으로 고용을 승계해 정년을 보장하고, 공무원연금을 적용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단, 새로 채용되는 교직원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을 적용받는다.
◆“법인화는 세계적 추세” VS “자율성 증가 보장 없어”
그러나 교육부 대책도 국립대 구성원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정 토론자로 나온 정해룡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장(부경대 교수)는 공청회 시작 30여분 만에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국립대 법인화는 폐기되어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정 회장은 “국립대가 법인화되면 기초학문이 붕괴되고 대학 서열화가 심화되며 국민의 교육비 부담이 늘어난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립대 법인화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온 김재형 서울대 법대 교수는 “법인화한다고 해서 자율성이 증진된다고 보기 어렵고 국립대의 당면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의 법안에서 교육부의 권한이 매우 커 오히려 국가의 통제와 책임은 그대로 남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에 비해 주제발표를 맡은 이향철 광운대 교수는 “프랑스, 영국, 미국 등 구미의 대학뿐 아니라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대만 등 동아시아의 국립대학들도 법인화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 관리운영조직의 중앙집권화, 목표관리의 확립 등의 대학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라며 “국립대 법인화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일본의 국립대학 관계자들이 대외적으로는 법인화의 반대를 주장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영국, 미국의 사례를 참고하며 나름의 독자적인 대학 지배구조와 관리운영모델을 모색해 갔듯,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의 대학개혁에 뒤처지지 않도록 우리 현실에 맞는 국립대학 법인의 지배구조와 관리운영체제를 찾아가는 전략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인화 찬성론자도 “법안 내용은 수정 필요”
그러나 법인화 도입에는 찬성하는 참석자들도 정부가 마련한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향철 교수는 “국립대학 본연의 목적인 교육연구 활동에 관련되는 심의기구와 외부전문가도 참여한 대학의 재무경영에 관련된 전문화된 심의기구를 규정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이사회 하부 심의기구로 전문화된 교육연구위원회, 재무경영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온 오대영 중앙일보 논설위원 역시 “국립대의 지배구조와 운영방식을 바꿔 국립대가 내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경쟁력을 높일 때가 됐다”면서도 “뭐 때문에 법인화를 하려고 하는지 법인화의 목표와 골격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법안이 추상적이고 불투명할수록 정부의 편의적인 해석이 많아지고 대학 운영에 개입할 소지가 높다”는 것.
오 논설위원은 또 “이사회의 이사를 대부분 외부인사로 구성토록 했는데 너무 외부인사로만 구성될 경우 학내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길이 위축될 수 있다”라며 “이사의 3분의 2 정도는 외부 인사로 구성하는 방안은 어떤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거의 유일한 국립대 관계자였던 김재형 교수는 △이사회 구성 등 법안에 명시된 교육부장관의 권한이 너무 크고 △대학평의원회의 구성과 권한이 명확하지 않아 총·학장과 이사회, 대학평의원회의 권한배분이 불분명한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전환 당시 국고지원금 이상의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지원할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법인화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은 눈에 보일만큼 뚜렷한데 비해 법인화로 인해 얻게 되는 이익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