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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통합국립대 나 몰라라
지역연계 국책사업에 통합국립대 배제 우려
“캠퍼스도 학생도 그대로 있는데 통합했으니 다른 지역에 가서 알아보라니요?”

전남대 여수캠퍼스(구 여수대)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 컨소시엄 사업에 선정돼 전라남도로부터 1억3천3백만원을 지원받았다. 중소기업청에서 사업비 50%를 지원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가 각각 25%의 대응자금을 대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말로 신청기간이 다가오는 이 사업에 여수캠퍼스는 아직 신청서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남대와 통합되면서 전라남도가 지자체 몫의 대응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대로 통합되었으니 대학본부가 있는 광주광역시 쪽으로 지원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부가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권역별 국립대 통폐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막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통합 선도대학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재지가 서로 다른 대학이 통합하면서 지자체가 대응자금을 대는 각종 국책사업에서 사업 참여 자체가 배제되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각각 부산대, 전남대와 통합한 밀양대, 여수대가 공통적으로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대와 통합해 부산대 밀양캠퍼스로 바뀐 밀양대는 경남테크노파크에서 주관하는 현장특화고급인력양성사업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남대와 통합해 올 3월부터 전남대 여수캠퍼스로 새로 출범한 여수대도 지자체 매칭펀드에 비상이 걸리면서 사업 신청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두 캠퍼스가 지난해까지 지원받았던 사업들이다.

김이곤 전남대 산학협력단 부단장(여수캠퍼스 교수)은 “지역연계사업은 지자체 대응자금이 필요한데 대학이 통합되면서 광주 쪽으로 지원해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지자체 내에서) 개진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대학 소재지에 의해 지원여부를 구분하는데 대학본부가 광주에 있으니까 광주로 봐야 않겠느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대 산학협력단 관계자 역시 “밀양캠퍼스의 경우 본부는 부산에 있지만 캠퍼스는 밀양에 있어 지역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게 분명한 사실인데도 부산 쪽으로 가라는 것은 아예 짐 싸서 옮겨가라는 말밖에 안 된다”며 “밀양캠퍼스가 소속된 지자체나 경남테크노파크에서 기획하는 자체 사업에 참여가 가능하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 경제통상국 과학기술과 담당자는 이에 대해 “해당 지자체에서 지원해 주게 되어 있는데 본부가 광주에 있기 때문에 연관이 별로 없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립대 통합이 처음 있는 일이고 통합이라는 큰 틀만 정해졌지 세부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얘기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교육인적자원부는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는 법률적 근거 없이 지원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 개정된 ‘국립학교 설치령’을 보면 대학 소재지가 양쪽 캠퍼스로 나와 있어 법률적으로 문제없다”며 “해당 대학에서 지자체에 이런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라고 전했다. 따로 규정 같은 것은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합하면 대학본부가 있는 지역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 이미 정리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전남대 총장을 비롯한 두 대학 고위관계자들이 지자체와 적극 대화에 나서면서 최근 들어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원예산이 부산대나 부산대 교수들을 위해 쓰인다는 것은 사업 성격상 맞지 않는 것 아니냐. 이러한 몇 가지 제한조건을 걸어 예년처럼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는 경남테크노파크 관계자의 말에서 보듯 법적 근거를 떠나 국립대 통합에 대한 이해 부족에, 지역 정서까지 얽혀있다.

최원식 부산대 밀양캠퍼스 산학협력단 현장특화 고급인력양성사업 센터장(METEC)은 “통합했으니까 지자체 대응자금을 비롯해 모든 게 부산대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역정서가 있다”며 “권역별 국립대 통합은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밀고 있는 사안인데 거꾸로 대학이 지역공무원들에게 정책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곤 전남대 산학협력단 부단장 역시 “통합이 국가시책이니까 중앙에서 명확하게 정립해줘야 하는데 각자 처분에 맡기다보니 해석에 문제가 있었고, 지역의 다른 대학 입장에서도 다른 지역의 큰 대학이 들어온다 생각해 약간의 거부감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3-23 오후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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