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구별 못하는 1급 시각장애인인 이현아(19.서울맹학교 고등부 3년) 양이 3일 중앙대 국악대학 수시모집에서 7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이양은 단 한 명을 뽑는 수시모집에서 일반 학생 6명과 경쟁해 합격했다.
이 대학 국악대학에 장애인이 입학하기는 이번이 처음. 박범훈 중앙대 총장은 8월말 장애인복지 전문 KBS 3라디오에 출연한 이양의 사연을 듣고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시험을 봐서 합격하면 입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양은 당시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전공인 정가(正歌)에 대해 설명하고 구성지게 시조창 한 대목을 뽑은 다음 "대학은 가고 싶은데 받아주는 곳이 없다. 이러다간 다른 시각장애인처럼 평생 안마만 해야한다"고 말해 때마침 라디오를 듣고 있던 박 총장의 심금을 울렸다.
"좋기도 하지만 주위에서 너무 많이 신경을 써주셔서 솔직히 부담도 되요. 열심히 하는 것이 보답이라고 생각하고 훌륭한 국악인이 되고 싶어요."
이종성-김희숙(이상 48.서울 종로구 누상동) 부부 사이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양은 출생 당시 800g의 미숙아로 태어났다. 2차례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안구가 완전히 손실돼 앞을 보지 못하게 됐다.
4-5세 무렵부터 노래에 천부적인 재질을 보인 그는 서울맹학교 초등부 3학년 때 피아노 교사의 권유로 정가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중고교 진학 때 국악학교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양은 굴하지 않고 소리 공부를 계속했고, 현재 김병오(국립국악원 정악단) 선생을 사사하고 있다.
"'백구사'를 비롯해 모든 정가를 좋아해요. 정가를 하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거든요."
6일 이양에게는 한 가지 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박 총장이 이날 이양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양의 4년간 학비를 지원할 지인(知人)들을 소개해준 것.
신상훈 신한은행장,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 신현택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 이사장, 민병철 추임새운동본부 이사장, 김동건 변호사 등 8명이 차례로 이양의 학자금을 대주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