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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윤리강화 움직임 어디까지 왔나?
진실성위원회 마련은 아직 미미…서울대 설립 이후 속속 이어질듯
일본, 한국보다 한발 앞서 '내부고발제도' 등 마련 발표…도쿄대학, 내달 1일 첫 개설
희대의 스캔들로 전세계적 조명을 받은 황우석 교수 사태가 수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대는 황 교수를 파면하기로 하는 등 관련자들의 징계 방침을 확정했다. 검찰 조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관련자들의 법적 조치를 앞두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연구 윤리의 두터운 바탕 위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황우석 사태 이후 4개월, 사태의 마무리 시점에서 대학가의 연구윤리 제고 방안을 점검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 사태로 연구 윤리에 대한 연구자 자성과 사회적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져 있다. 대학과 연구 관련 기관들도 잇따라 연구 윤리 제고를 위한 정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대개가 아직까지 '연구 윤리를 준수하자'는 연구자와 기관의 선언 수준에 그쳐 기관 차원의 제도적 접근이 미비한 사오항이다.

사태의 진원지였던 서울대는 최근 교수윤리헌장을 발표한 데 이어 내달 말쯤 상설기구인 '연구진실성위원회'를 마련, 논문고발창구 등을 상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노정혜 연구처장은 "이공계 뿐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분야 등 범대학 차원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서울대의 사례를 표본삼아 진행하겠다며 다른 대학에서도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과학기술부가 준비 중인 연구윤리 관련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는 5월 이후에 과기부 가이드라인에 맞춘 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또 기존에 운영 중이던 '영어논문 통합 교율 시스템'을 활용해 표절이나 조작 논문을 사전에 적발해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밖에도 연구비 및 연구 인력을 통합 관리하는 '연구 감사위원회'를 보강할 계획이다.

한편 한양대는 생명윤리와 관련, 동물실험에 대한 규정도 마련했다. 이영무 한양대 연구처장은 "동물실험에 대해 반드시 의대에 설치된 동물실험실에서만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수의사 등 전문가를 반드시 입회하도록 하는 등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논문 표절을 검증할 수 있는 본격적인 검증 프로그램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수년 전부터 윤리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영인 처장은 "윤리위원회가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면서도 "본걱적인 연구와 관련해서는 연구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털어 놨다. 그는 또 "서울대의 내부고발시스템이 잘 만들어진다면 이를 적극 수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교무처 산하에서 교수 신상, 연구비 유용 등 문제를 관할하도록 한 '고충처리 위원회'에 연구윤리 및 진실성 관련 기능을 부가할 계획이다. 정일섭 연구처장은 "연구윤리 관련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화여대도 조만간 별도의 윤리위원회를 조직할 계획. 을지의대도 지난달 초 '과학자 윤리준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을지의대 교수 등 연구진들은 △진실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의료·연구·교육 매진 △객관적으로 검증된 연구결과만을 발표 등 내용을 결의한 바 있다.

또 과기부는 오는 5~6월경 연구윤리제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예정이며 한국과학재단도 이에 맞춰 진실성 위원회를 띄울 계획이다.

한편 지난 22일 '과학분야의 연구윤리'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한 삼성경제연구소 임용모 연구원은 대학 등 기관의 연구윤리 제고 방안과 관련, "연구 윤리에 대한 '규정'을 만드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연구 과정에서 '올바른 것'을 가르치는 교육과 훈련"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이와 함께 내부고발 시스템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그는 안정적인 내부고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독일처럼 '중립적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혜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6-03-23 오후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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